[금융가 인사이드] 모집비용 늘었는데 회원수는 제자리…카드사 '속 타네'

오정인 기자 2023. 8. 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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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최근 고객을 모집하는 데 들이는 '모집비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모집비용 증가율에 비해 회원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비용 효율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동안 감소하던 7개 전업카드사의 모집비용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모집비용이란 카드사가 고객을 모집할 때 쓰는 비용으로 주로 카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와 핀테크나 빅테크사 등 플랫폼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합니다. 여기에 카드 가맹점을 확대하기 위해 가맹점 모집비용 포함됩니다. 

지난 2018년 카드사의 모집비용은 1조456억원이었습니다. 이후 지난 2021년 7천953억원으로 24%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이 기간 현대카드는 모집비용을 무려 47% 대폭 줄였고 우리카드(-29.8%)와 신한카드(-25.6%), 하나카드(-25.3%)도 감소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이후부터는 카드사 모집비용이 일제히 늘었습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모집비용은 총 8천4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사이 약 5.8% 증가했습니다.
 

모집비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카드로 1천788억원이었습니다. 전체 모집비용 중 5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업계 1위 신한카드(1천638억원)와 2위 삼성카드(1천290억원)보다도 컸습니다.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하나카드가 1년 전보다 47.9% 증가(370억→547억원)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어 현대카드(9.3%), 우리카드(6%), KB국민카드(3.7%), 삼성카드(3.4%) 순이었습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5%, 1.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강화되면서 모집인을 통한 대면 영업이 점점 어려워졌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지난해부터는 대면 영업도 활성화되고 고객 유치에 더 적극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카드 모집인 수는 5천여명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1만2천607명이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말에는 9천217명으로 1만명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7천678명이었고, 이후 석달 만에 300명 더 줄어든 7천37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드 모집인 수는 감소세지만, 대면 영업이 다시 재개되면서 모집인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이 늘었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또 핀테크나 빅테크 플랫폼 등 비대면 채널에 대한 소비자들 수요가 늘면서 플랫폼사를 활용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는 모집비용에 비해 회원 수 증가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의 개인 신용·체크카드 회원 수는 1년 전보다 2.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모집비용 증가율(5.8%)의 절반도 안 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들어간 비용 만큼 결과(회원 수 증가)를 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국내 시장에선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카드를 1장 이상 발급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은 포화 상태여서 회원 수 자체가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모집비용을 점차 늘려야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카드사별로는 현대카드가 8.4%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3.6%), 롯데카드(3.4%), KB국민카드(1.9%), 하나카드(1.8%), 신한카드(0.4%), 우리카드(-2.2%) 순이었습니다.

물론 전체 신용카드 회원 수가 4.7% 늘고 체크카드가 4% 감소한 영향이 컸지만, 증가율만 보면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카드부문 수익은 5.5% 증가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집인은 감소세지만 대면 영업도 다시 활발해지고 다른 영업 채널을 활용해 고객 유치에 나서다보니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커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모집 채널에 대한 개선책을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카드사들이 모집 비용은 늘리면서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오히려 소비자에 대한 부가서비스 등 혜택을 줄이거나 가성비가 좋은 이른바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조치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 교수는 "특정 브랜드와 제휴해서 출시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의 경우 충성고객 확보나 고객 이탈 방지, 카드사 비용 부담 효과를 거두기 좋다"며 "고객 모집에 적극 나서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집 채널에 대한 비용 절감 등 개선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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