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를 툭툭 치며 괴롭히는 학교 친구, 단순 장난일까? 학폭일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8월 7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성염 변호사

- 형법상으로 무혐의나 무죄가 될 수 있는 사안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어

- 학교폭력예방법상 따돌림의 경위는,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 학생들이 특정인·특정 집단 학생을 지속적, 반복적인 신체적·심리적 공격을 가해 고통을 느끼게 하는 모든 행위 일컬어

- 학교 폭력 신고가 돼도 무조건 징계를 받는 건 아니야.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 안에서 자체 해결을 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명랑했던 중학생 딸이, 어느 날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이야기했던 아이가, 최근 들어서는 방에 혼자 있거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사춘기라서 그런 줄 알았는데 밥도 잘 먹지 않는 것으로 봐서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저는 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딸이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했죠. 평소에 사이좋게 잘 지내던 친구가 있는데, 몇 달 전부터 자기를 놀리고, 몸의 이곳저곳을 톡톡 쳤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나빠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괴롭혔다고 합니다. 딸은 친구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자, 상심이 큰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장난이라고 보기엔, 아이가 너무나도 힘들어해서 제가 더 화가 납니다. 학교폭력으로 그 친구를 신고하고 싶은데, 이런 일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게 맞는지 몰라서 망설여집니다. 게다가 그 친구의 부모와 저희 부부는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입니다. 학교폭력으로 신고해서 그 친구가 징계를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마음에 걸리기도 합니다. 아이가 제대로 된 사과를 받는다면, 그 친구를 징계받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사연인 것 같습니다. 사연자분의 딸이 했던 이야기만 봤을 때 친구가 딸에게 심한 폭력이나 폭언을 했던 것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만 이렇게 형법상으로 무혐의나 무죄가 될 수 있는 사안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을까요?

◆ 김성염 변호사(이하 김성염): 네, 가능합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학교폭력의 정의는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폭력, 정보에 의한 신체, 정신 또는 제사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대체적으로 형법에서 적용되는 행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조인섭: 굉장히 넓은 개념이네요.

◆ 김성염: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형법에 위배되는 행위여야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학교폭력예방법상 따돌림의 경위는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 학생들이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따돌림에 심리적 공격까지 포함이 되는데 따돌림이 반드시 폭행이나 폭언으로서 성립된 것이 아니라 특정 학생과 놀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특정 학생이 지나가면 무리가 동시에 째려본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비웃는다든지, 크게 웃는 행동들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는 것도 따돌림이 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이 형법상 위배되는 행동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폭행죄에서 말하는 유형력 행사까지 해당하지 않는 사연에서 툭툭 치는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행동으로 인해서 그 사연자의 자녀가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 조인섭: 그렇게 넓은 개념을 인정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 김성염: 학교폭력이라는 것이 처벌의 목적보다는 피해 학생의 보호 가해 학생의 선도와 교육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형법보다는 더 큰 범주 안에서 학교폭력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은 그 친구가 딸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한다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계신데요.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되면 모두 징계를 받는 걸까요?

◆ 김성염: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교육청에서 열리고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피해 학생에게는 보호 조치, 가해 학생에게는 선도를 위한 조치가 내려집니다. 이를 법률적으로는 처분이 내려진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징계를 받는다'고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요.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 조치를 '징계'라고 표현을 하며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되고 가해 학생도 학교폭력이 인정이 되고 모든 정황이 확실하다면 무조건 징계를 받는 것인지 궁금하실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는 학교장자체해결제도라는 제도를 두어서 경미한 사안의 경우에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보내지 않고 학교 안에서 자체 해결로 종결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런데 그러면 학교장 자체 해결로 사안을 종결시킨다고 하셨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명확한 기준과 조건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 김성염: 학교랑 자체별로 사안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학교 내부에서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전단계구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하고, 첫 번째로 해당 사안이 2주 이상 신체적, 정신적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두 번째 피해 학생의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세 번째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네 번째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자료 제공 등에 대한 보복 행위가 아닌 경우에 해당하면 자체 해결에 부의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체 해결 요건에 해당될 경우에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자체 해결을 할 것인지 의사를 확인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하게 되면 학교폭력대책심의회가 개최되지 않고 학교 안에서 종결되게 되는 것입니다.

◇ 조인섭: 그런데 만약에 자녀가 예전에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는 거를 알게 됐다면 지금이라도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할 수가 있는 걸까요?

◆ 김성염: 네, 신고를 할 수가 있습니다. 학교폭력 신고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으며 과거 일이라도 신고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 가령 중학교 때 있었던 일을 고등학교 때 와서 신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증거나 주변 목격자 진술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이때는 학교폭력 인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존재하게 됩니다.

◇ 조인섭: 그렇기는 하겠네요. 그러면 이런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할 경우에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이걸 학교에 신고를 하는 것이 좋을지. 어떤 부분으로 해결하는 게 좋을까요?

◆ 김성염: 기본적으로 학교폭력의 징계는 학교하고 교육청을 거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징계를 목적으로 한다면 학교에 말씀하신 것이 진행의 효율성의 측면에서 더 맞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셔도 되지만 이때는 다시 학교로 연락을 해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좀 더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고 자체는 학교폭력 신고는 117로 하시면 되고 112로 신고하셔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교폭력이 만약 성사할 경우에는 학교에서 경찰로 신고하게 된 것이 필요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이 절차를 거친다는 점도 미리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조인섭: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의 중학생 딸이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친구는 딸을 놀리거나 신체를 툭툭 치는 등의 행동을 했다라고 하는데요. 딸이 친구에게 심한 폭력을 입지 않았더라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또 학교폭력 예방은 처벌보다는 보호와 선도, 교육에 방점을 두기 때문에 형사상 처벌되는 것 이외에 다른 행동도 다 포함될 수 있다고 해 주셨습니다. 또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돼도 무조건 징계를 받는 건 아니고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 안에서 자체 해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형사처벌만이 대상이 되는 거는 아니라고 강조해 주셨는데요. 또 과거에 학교폭력을 당한 경우도 신고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증거나 목격자 진술 등 관련 증거를 잘 갖춰서 해야 된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성염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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