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3.6만명 대피령에 정부는 공무원 동원·서울시는 숙소 확보

(종합)태풍 '카눈'에 비상대피..내일 오전 10시부터 버스 1000대에 나눠 수도권 등으로 이동

(부안=뉴스1) 유경석 기자 =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대회 조기 철수를 결정한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델타구역 독일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천막을 제거 하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2023.8.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오는 10일 한반도 진입이 예상되면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세계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내일(8일) 오전 10시부터 직접영향권에서 벗어난 수도권 지역으로 대피한다. 이에 대비해 정부도 중앙 공무원 동원령을 내렸고, 서울시는 숙소 확보에 나섰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이같은 내용의 세계잼버리 관련 태풍대처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잼버리 행사장이 자리잡고 있는 전북(부안)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지시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윤 대통령은 당초 2∼8일 휴가를 냈지만 예정보다 일찍 업무에 복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태풍 관련 잼버리 행사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야영지에서 철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선 잼버리 참가 대원들의 대피는 내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대상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명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총 1000대 이상의 버스를 동원한다. 국가별로 버스를 배치하고 의사소통의 편의를 위해 통역요원도 배치한다.

김 본부장은 "이번 대피 계획엔 세계스카우트연맹 및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을 반영했다"며 "이송 과정의 안전과 질서유지, 원활한 이동을 위해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와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의 협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비상숙소 마련에도 나섰다. 김 본부장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및 민간의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한 뒤 "이런 비상 대피계획은 오늘(7일) 오후 6시 국무총리 주재로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통해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영외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함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도 비상숙소 확보를 위해 잼버리 대원들이 묵을 수 있는 대학 시설 현황을 조사해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전달했다.

인사혁신처는 행안부 요청으로 각 중앙부처에 영어 능통자를 중심으로 인력 파견을 요청했다. 요청 인력은 부처별로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처 관계자는 "10명을 특정한 것은 아니고, 영어 능통자를 중심으로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잼버리 대원들이 머무를 숙소를 구하는데 총력적을 벌였다. 강남과 송파, 강서, 서초, 노원 등 5개 자치구는 1000명 이상, 나머지 20개 자치구는 500명 이상 등 총 1만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를 확인한 뒤 호텔과 기숙사, 공공시설 등을 확보했다.

시는 이날 오후 주민들에게 "세계 잼버리 요청에 따라 '가정 홈스테이'가 가능한 집을 찾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홈스테이 동원도 알아봤지만 호텔과 기숙사, 공공시설 만으로도 숙소 확보가 충분하다고 보고 이를 제외키로 했다.

한편 세계잼버리 참가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할 경우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팝 콘서트도 서울에서 개최할 가능성이 커졌다. 콘서트 장소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잼버리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