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다더니 日 때리고 한반도로…태풍 '카눈' 방향 튼 이유

김도균 기자 2023. 8.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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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을 시작했다.

당초 중국 남동부로 향할 것으로 관측됐던 카눈은 중국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서풍 탓에 대만 동쪽 해상에서 며칠간 정체, 한반도 일대 기압 배치에 영향을 주면서 스스로 북상하는 길을 만들었다.

카눈은 지난 4~5일 대만 동쪽 해상에서 정체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로 열기를 불어넣었다.

방어선 역할을 하는 고기압이 떨어져 나가면서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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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4시 기준 천리안2A위성이 관측한 동아시아 지역 천연색(AI) 합성 영상./사진=기상청 날씨누리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을 시작했다. 당초 중국 남동부로 향할 것으로 관측됐던 카눈은 중국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서풍 탓에 대만 동쪽 해상에서 며칠간 정체, 한반도 일대 기압 배치에 영향을 주면서 스스로 북상하는 길을 만들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3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약 7㎞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의 강도는 '강'이며 중심 최대 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다. 카눈은 이날 중 일본 서쪽 바다를 향해 북상할 전망이다. 이어 오는 8일 밤에서 9일 밤 사이 규슈 서쪽 해상에 진입하고 오는 10일 오전 9시쯤에는 부산 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에 다다르겠다.

당초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카눈이 발생한 직후 카눈이 중국 남동부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한반도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해있었다. 북태평양고기압은 태풍을 밀어내는 방어선의 역할을 해 한반도는 비교적 안정권에 있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카눈의 경로는 지난 3~4일쯤 한 차례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서풍과 맞부딪히면서 대만 동쪽 해상에서 정체하기 시작했다. 이어 티베트고기압과 적도고기압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유입되는 바람을 타고 동~북동진했다.

카눈은 한 차례 정체하면서 북상을 막던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을 변질시켰다. 카눈은 지난 4~5일 대만 동쪽 해상에서 정체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로 열기를 불어넣었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발달하던 고기압은 스스로 이동성 고기압으로 성장해 떨어져 나갔다. 이로 인해 현재 괌 부근을 중심으로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서 한반도는 벗어나게 됐다. 방어선 역할을 하는 고기압이 떨어져 나가면서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태풍의 발생 초기 한국 기상청뿐 아니라 UM(영국통합모델) 역시 중국 방향으로의 서진을 예측한 바 있다. 기상청의 태풍 72시간(3일) 예보 오차는 지난해 166㎞ 수준이었는데 이는 미국 195㎞, 일본 172㎞에 비해 낮다. 2021년에도 185㎞로 225㎞의 일본, 240㎞의 미국보다 낮은 오차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카눈처럼 지그재그로 이동하는 태풍의 경우 그 예측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카눈의 발생 초기부터 변동성을 상정해 그 경로와 위험성을 수시로 안내해왔다"고 밝혔다.

제6호 태풍 '카눈'(KHANUN) 발생 직후인 지난달 28일 한국형 지역수치 예보모델(KIM·좌)과 영국통합모델(UM·우)이 내놓은 예상 경로./사진=기상청 제공


이날부터 북상을 시작한 카눈은 북한으로 넘어가는 오는 11일 새벽까지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오전 제주를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남해안에 태풍특보가 발효될 전망이다. 또 9일 밤 그밖의 전라권, 경남, 경북 남부까지 태풍특보가 확대되겠다. 오는 10일 새벽에는 충청권, 경북북부, 경기남부, 강원남부까지 특보 범위는 넓어지고 10일 오전에는 그밖의 수도권과 강원남부까지 확대되겠다.

예상되는 최대 순간 풍속은 △경상권 초속 40m 내외 △강원영동, 경상권 내륙, 제주도 초속 25~35m △경기남동내륙, 강원영서, 충남권동부, 충북, 전라동부 초속 20~30m △그밖의 수도권, 충남권서부, 전라권서부 초속 15~25m 등이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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