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 남호주 오션로드 700㎞ 비경 [함영훈의 멋·맛·쉼]

2023. 8. 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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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여자월드컵 개최지 호주여행③
남호주 해안로 세계유산-국립공원 즐비
동에서 서쪽으로 그레이트오션로드 지나
갬비어,쿠나와라,쿠롱,빅터하버 해상마차
애들레이드 이르러, 모슬리비치 환상 석양

[헤럴드경제(호주 애들레이드)=함영훈 선임기자] 남극을 마주하는 남호주 해안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호주 남부를 동에서 서로 이동할 때, 사우스 오스트렐리아 주 첫 번째 여행지는 마운트 갬비어다. 고대 사화산 위에 위치한 마운트 갬비어는 3개의 분화구 호수들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주도인 애들레이드 동쪽 442km 지점. 같은 주(州)라고 하지만 주의 중심부까지 가는데에만 서울-부산 거리이다. 그러나 남호주 해안선 주변 산과 바다의 정취 때문에 눈을 붙일 겨를이 없다.

마운트 갬비어 구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블루 레이크는 크기도 그렇거니와 신비감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12~3월 사이, 유난히 밝은 청록색 물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점심은 인근의 멜사 카페에서 호주 브런치를 포장한 뒤, 밸리 레이크 보호 공원에서 가벼운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블루 레이크, 라임스톤 코스트, 마운트 갬비어 [남호주관광청, 잭슨 포일Jaxon Foale]

마운트 갬비어는 과거 화산 활동이 일어났던 지역답게 화산 지형의 볼거리가 많다. 천연 수영장 리틀 블루 레이크와 엄퍼스턴 싱크홀 등이 대표적이다. 엄퍼스턴 싱크홀은 석회암이 용해되어 형성된 동굴이었지만 천장이 무너지면서 현재의 정원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해 질 녘에는 정원을 찾는 수많은 포섬 무리를 볼 수 있다.

갬비어에서 북쪽으로 62km 떨어져 있는 쿠나와라(Coonawarra)는 와인 농가마을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유명한 이 지역에는 무려 20여 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드넓은 포도밭 사이에 위치한 버블 텐트 속에서 레드 와인 한 잔을 곁들인다면 풍찬노숙 캠핑에 왕후의 술이 곁들여지는 낭만을 얻겠다.

해안길을 따라 서쪽으로 여유롭게 달리다보면 점차 애들레이드로 가까워진다. 갬비어에서 1시간 30분 정도 차로 가면, 휴양지 로브(Robe)이다.

쿠나와라 부시 홀리데이 공원, 라임스톤 코스트, 쿠나와라 남호주(출처-쿠나와라 부시 홀리데이 공원)

▶나라구르테 세계유산= 도착 직전에 들러야 할 곳은 바로 나라쿠르테(Naracoorte) 동굴 국립공원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나라쿠르테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석 유적지이다. 26개의 석회암 동굴에 20만 년 이상 된 고대 유대류 동물의 풍부한 화석을 볼 수 있다.

지하수에 의한 침식작용에 의해, 지표면에서 그다지 깊지 않은 동굴이 형성되었고, 육지가 바다 아래에 있던 2000만년 전과 2억년 전의 산호나 해양생물의 잔해가 동굴에 흘러든 석회동굴이다. 동물들이 이곳에 잘못 들어왔다가 나가지 못한 역사가 수천만년이나 되니, 다양한 시대의 동물화석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나라쿠르테 국립공원에는 캠핑, 캬라반의 궁궐이기도 하다. 캠핑촌에 자연유산 도슨트가 있어 화석으로 가득 찬 동굴 투어를 할 수 있다. 박쥐 동굴은 신비함을 탐구하는 자세로 접근해야지, 무서워한다면 탐방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을 빠져나와 목가적인 분위기의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역사 깊은 휴양 도시 로브에 도착한다. 로브는 도보로 마을을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리조트 타운에 위치한 마할리 카페에서 커피를 픽업한 뒤, 17km에 달하는 백사장을 따라 롱 비치를 산책해봐도 좋다.

롱 비치, 라임스톤 코스트, 로브 [출처-남호주 관광청, 마이클 엘럼(Michael Ellem)]

또한, 롱 비치의 백사장은 주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해변 중 하나다. 사륜구동 차에 올라탄 채,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저녁 식사 장소로는 지역 특산물 랍스터를 맛볼 수 있는 세일즈 레스토랑이나 캘리도니어 인을 추천한다.

▶여행가 마이클 브라이트가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자연절경 1001’에 포함시킨 쿠롱은 로브에서 북서쪽으로 350km를 가야한다. 거대한 소금물 호수(염호)를 빙 돌아가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린다.

이 석호는 완전히 닫혀 있지 않고 100km 가량의 모래 언덕이 해안선과 나란히 달리며 ‘적당히’ 막아 놓은 형태인데다, 두 개로 분리될 뻔한 모래시계 같은 모양새이다. 울진의 왕돌초는 백두대간과 평행으로 달리는 수중 산맥인데, 쿠롱 모래구릉은 대부분 수면 밖으로 튀어나왔고, 중간 중간 몇몇 지점은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잠겼다 올라왔다를 반복한다.

수십만 년 전에 형성된 짠물 호수, 쿠롱 석호는 면적 5만 헥타르의 국립공원이다. 바다새들은 내륙 안쪽의 이 호수가 바닷물인줄 알고 찾아든다. 육지와 호수, 바다와 백사장 등이 어우러진 곳이기에 다양한 조류, 포유류와 어류가 이 복합생태계를 넘나든다.

1975년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이자 물새서식지'로 지정되어 국제자연보호연맹의 보호를 받고 있다.

빅터하버-그래닛섬 해상 마차투어

▶쿠롱의 광활한 사구를 지나 북북서 방향으로 2시간을 더 차를 몰면, 애들레이드 데일리투어에 포함되는 구역, 빅터 하버가 나온다. 데일리 투어이니 여러 곳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체험해도, 애들레이드시티에 있는 숙소에서 나와 그 숙소로 다시 들어가 쉴 수 있는 반경이라는 뜻이다.

플루리외 반도의 작은 마을 빅터 하버는 여유로운 분위기의 휴양지이다. 내륙과 서쪽 근해의 섬을 잇는 아담한 연륙교 위를 말이 끄는 트램을 타고, 느린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해상 마차여행하는 것이 이 마을 관광콘텐츠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이곳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래닛 섬을 방문해야 한다. 화강암 바위와 대비되는 주황색 이끼가 매력적인 그래닛 섬은 이웃 빅토리아주 필립섬처럼, 이틀간 가족 먹일 음식을 배에 채운뒤 해진 직후 보무도 당당하게 퇴근하는 야생 리틀 펭귄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그래닛 섬은 빅터하버 마을에서 걸어들어 갈 수도 있다.

애들레이드

남호주의 주도 애들레이드는 호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호주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이다. 도심 센트럴 마켓 구경, 스타디움 클라이밍을 하고 호주내 다문화 존중 최고의 도시에서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미식을 즐기고 나서, 해 질 무렵 모슬리 비치클럽이 있는 해변가 바에 앉아 석양을 감상하면 되겠다.

■FIFA 여자월드컵 계기, 호주 애들레이드-탕갈루마-브리즈번 여행, 글싣는 순서

▶2023.8.7. ①포근하게, 짜릿하게..애들레이드의 매력 ②애들레이드, 첫 다문화 자치도시의 정감 ③애들레이드 남호주 오션로드 700㎞ 비경

▶2023.08.13. ④예술축구 이긴 호주 예술, 유럽에 기죽지않은 이유

▶2023.08.15. ⑤호주에선 왜 남호주 와인만 강세일까..벤 농가의 하루 ⑥애들레이드 힐스 로프티 고택이 주는 작은 평화 ⑦남호주 해상마차 타봤니..코알라 안아주기는?

▶2023.8.17. ⑧탕갈루마 야생 돌고래 먹이주기 감동여행 버킷리스트 ⑨K-드라마 같은 탕갈루마 야생돌고래-인간 40년 우정 ⑩퀸즈랜드 탕갈루마 바다 15척의 난파선, 보물선? ⑪탕갈루마섬 사막 질주, 펠리칸 대화..BTS 아미도 ⑫퀸즈랜드-탕갈루마, 우영우 혹등고래 가장 역동적

▶2023.8.20. ⑬브리즈번 ‘퀸즈워프’와 올림픽 준비 현장 가보니.. ⑭브리즈번 강남스타일- 사우스뱅크 르네상스 ⑮브리즈번 스토리대교, 낮엔 오르고, 밤엔 취하고.. (16)파란만장 보타닉과 더 밸리의 나이트 피버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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