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미혼 "결혼·출산 의향 없어"…주거·고용 불안이 원인

최경진 2023. 8.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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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만족도 높은 미혼만 "결혼할 것"
'경력단절' 대부분 여성이 경험
직장만족도 긍정 요인 '연차 사용'
▲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 2030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은 결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47%는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결혼·출산 인식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엠브레인에 의뢰해 올해 4월 25~28일 20~39세 남녀 1800명을 6개 그룹으로 나눠 심층면접(FGD)을, 6월 9~14일 이들과 15~59세 500명 등 총 2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각각 진행했다.

20~39세 미혼 청년 중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남성은 36.4%, 여성 50.2%로,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 꼴로 ‘비혼’에 대한 경향을 더 강하게 드러냈다.

20대 남성은 33.2%, 여성은 46.1%가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30대에선 남성의 비혼 응답률이 41.0%, 여성은 56.6%로 나타나 30대의 비혼 의향이 전반적으로 20대보다 높고 성별 간 인식 차이도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비혼 이유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순으로 나타나,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과 현실적인 조건을 비혼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여성은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를 비혼 이유로 답했다.

또 ‘가부장제와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남성(8.2%)보다 높아, 결혼 이후에 변화하는 삶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출산 의향에 대한 질문에서 이들 미혼 응답자의 47%는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의 비출산 응답비율이 38.5%, 여성은 56.8%로 집계돼 여성의 비출산 의향이 더 높았다.

성별에 따른 ‘비출산 의향’의 격차는 ‘비혼 의향’ 차이보다 4.5%p 높아 출산에 대한 남녀 인식차가 결혼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에 따라 ‘비출산 의향’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여성의 경우 ‘꼭 자녀를 낳을 것이다·낳고 싶다’고 답한 30대 비율(4.7%)이 20대 응답률(9.3%)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순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52.8%)과 ‘주거 불안정’(41.6%), ‘고용 불안정’(25.5%) 순으로 답해 경제적인 여건과 주거, 안정적인 직장 등 고용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20~59세 기혼 유자녀 응답자 중에선 여성의 74%가, 남성의 13%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경험비율이 남성의 6배에 가까워, 여성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직장 만족도가 높은 20~39세 미혼 청년층의 경우,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직장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68.4%가 ‘결혼할 것이다’, 또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한 한편 만족도가 직장 낮은 집단은 긍정적 응답률이 46.3%에 그쳐 두 집단 사이에 인식 차이(22.1%p)가 큰 점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여성에게서 뚜렷했다.

여성 가운데 현재 직장에 만족하는 집단은 결혼 의향이 66.3%, 출산 의향이 55.8%인 반면 불만족 집단은 37.1%와 32.6%에 그쳤다.

남녀 모두에게 직장 만족도가 결혼과 출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여성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연차의 자유로운 사용’(70.8%), ‘육아휴직 보장’(63.0%), ‘출산 후 복귀 직원에 대한 공정한 대우’(56.9%), ‘출산장려 분위기’(46.4%) 등이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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