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반도체 자체설계 역량 키운다
개발·품질관리 부문 강화
기술 고도화로 내재화 속도
'반도체 자급자족' 트렌드
애플·테슬라 맞춤 칩 사용
외부의존 줄이고 성능높여
자체 설계한 가전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내놓은 LG전자가 인재를 확보하며 반도체 역량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 등 전 세계 주요 제조사들이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LG전자도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반도체 개발을 담당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은 칩렛을 개발할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석·박사급 인재가 대거 필요한 만큼 채용의 문을 상시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된 직원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칩렛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반도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칩렛이란 여러 반도체를 결합해 고성능 시스템온칩(SoC)으로 패키징하는 기술이다.
LG전자는 또 이달 15일까지 품질경영센터에서 반도체 품질 관리를 담당할 신입·경력직원을 모집한다. 이들은 반도체 핵심부품 관련 신기술·신공법·신재료·신기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LG전자에서 반도체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찾고, 그룹사 반도체 품질협의회 등에 참여한다.
LG전자가 이처럼 반도체 인재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LG표 반도체'를 키우기 위해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LG전자가 반도체를 설계하면 TSMC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가 제작하는 방식이다.
LG전자의 반도체 내재화는 크게 가전과 전장의 두 갈래로 이뤄진다.
LG전자는 올레드 TV에 자체 설계한 AI 프로세서인 '알파9' 칩을 적용했다. 지난달 말 출시한 '업가전 2.0'에는 LG전자가 직접 설계한 가전용 AI 칩인 'DQ-C'가 탑재됐다. 기존에는 반도체 업체가 만들어둔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LG전자가 직접 설계한 칩을 탑재한 것이다. 이 칩은 가전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추가·삭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제어 정확도와 처리성능도 높아졌다.
LG전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기제품을 제어하는 데 필수로 들어가는 MCU가 대표적인 예다. 내연기관차 한 대당 200~300개 들어가던 MCU는 전기차엔 최대 2000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반도체 개발을 위해 지난 5월 캐나다 AI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와 손을 잡았다.
텐스토렌트는 전설적인 반도체 설계자로 유명한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회사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함께 스마트 TV와 차량용 제품 등을 위한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자급자족은 전 세계 제조업계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완성품에 딱 들어맞는 반도체가 제품 성능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외부 반도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테슬라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애플은 모든 제품에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넣는다. 지난 6월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에도 애플이 직접 설계한 반도체 M2와 R1이 탑재됐다.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차에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집어넣었다.
2019년부터 이어진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테슬라가 제때 차를 팔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에 넣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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