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선수에 '칼부림' 협박범 체포…소통 아쉬움 남긴 KOVO

송대성 2023. 8. 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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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구단 머무는 숙소 찾아 칼부림 예고 글 올라와
대구 칼부림 예고 글 이후 경호 인력 충원 등 만일의 사태 대비
협박범, 6일 저녁 8시 범행 예고…KOVO는 오후 7시 이후 소통 원활하지 않아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프로배구 선수단을 겨냥해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글을 작성한 협박범이 경찰에 체포됐다.

7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에 참가한 남자부 A구단 선수단에 칼부림을 예고한 협박범 B씨가 포항에서 체포됐다.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가 열리는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 [사진=한국배구연맹]

B씨는 지난 6일 스포츠 결과를 전하는 애플리케이션에 A구단이 머무는 구미 소재의 한 호텔을 찾아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인천경찰서는 사건을 관할서인 구미경찰서로 이첩했다. 구미경찰서는 경찰 특공대 등 경찰관 1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해당 숙소 인근에 배치했다. 장종근 구미경찰서장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 지휘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B씨가 포항에서 경찰에 체포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 이어 경기 성남시 서현역 등 다중 밀집 장소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모방 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계 역시 이러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앞두고 맞대결이 열리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수십명을 칼로 찍러 죽일 거다. 각오해라"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관 200명이 현장에 배치되는 소동이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잠실구장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이 대피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KBO와 각 구단은 앞으로 예정된 경기에도 구장 입장 시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보안 검색 강화, 안전 인력 추가 배치,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 관객 안전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야구장을 찾는 관람객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특공대원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소총, 권총으로 이중 무장을 하고 특별치안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예고 등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범죄 분위기 제압 및 범행 대응을 위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살인 예고 지역과 다중이용시설에 경찰특공대원 127명을 전진 배치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배구연맹(KOVO)도 선수단과 팬들의 안전을 위해 대비책을 마련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KOVO는 예고 글이 올라오기 전부터 경기장 내 위협이 될만한 흉기나 물건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중 출입구에 금속탐지기를 2대 설치했다. 또한 휴대용 스캐너를 4개 배치하여 보안 검색을 실시했다.

아울러 경호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평일에는 약 20명, 주말에는 30명의 인력이 경기장 내 배치돼 관중 안내 및 통제를 실시했다. 경기장 내·외부에서는 경찰 인력이 투입돼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하지만 사건 진행 상황과 내부 정보 공유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KOVO는 6일 오후 A구단으로부터 소식을 접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협박범이 범행을 예고한 숙소에는 A구단을 포함해 남자부 총 4개 구단이 묵고 있었다.

KOVO를 대표해 관계자 1명이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해당 숙소를 방문했고 현장에 배치된 경찰 관계자와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경기가 열리는 박정희체육관으로 이동했다. 각 구단에 선수단 안전을 위해 외출 자제, 팬과의 접촉 최소화, 경기장 경호 인력 충원 등도 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KOVO는 협박범이 예고한 시간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해당 내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

해당 숙소에 머무는 구단 관계자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늦은 시간까지 호텔 로비에 머물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A구단을 통해 사건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KOVO를 대표해 호텔을 찾은 관계자는 이를 간과했다.

이에 KOVO 관계자는 "해당 숙소에 KOVO 관계자들이 머물지 않기 때문에 상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해당 숙소에 머문 4개 구단 선수들은 협박범이 찾아올 것을 두려워하며 숙소 밖을 나서지도 못하고 공포에 떨었다. C구단 관계자는 "칼부림 예고 글에 선수단이 크게 동요됐다"라면서 "다른 KOVO 관계자는 이번 일이 벌어진 것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놀랐다"라고 털어놨다.

구미경찰서는 협박범 검거에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A구단 선수단 버스 이동 시 경찰 인력을 대동시키고 있다. 호텔에도 여전히 경찰을 배치해 뒀다.

KOVO도 7일 경기 전후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 멘트 및 전광판 영상 송출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알림에 나섰다.

/구미=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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