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알츠하이머 약물 효능 낮고 치료효과 제한적"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3. 8.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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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UKC서 "근본적 한계" 지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승인한 두 가지 알츠하이머병 약물은 병의 진행을 지연할 뿐 병을 치료하는 효과는 없습니다. 매우 낮은 효능에 뇌출혈 같은 큰 부작용도 있습니다."

뇌질환을 연구하는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 겸 전기공학과 교수(사진)가 4일(현지시간) 2023 한미과학자대회(UKC) 기조강연자로 나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인 '레켐비'와 '아두카누맙'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레켐비는 FDA가 지난 7월 처음으로 정식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약물이고,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 첫 신약으로 2021년 6월 신속 승인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두 약물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두 약물은 아밀로이드 베타에 작용하는 항체 치료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타우와 더불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신경세포 사이에 형성돼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 의과학계에선 나이가 들면서 뇌에 축적된 단백질 침전물이 늘어나게 되고, 치매 등 뇌질환 발생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침전물을 없애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돈이 투자됐지만 실패했다"며 "뇌질환이 늘어나는 지수 곡선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솔루션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 치료제'로 눈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목적의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기기를 뜻한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있는 뇌 부위를 자극 또는 활성화해 병의 증상 개선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증상 개선 정도일 뿐 뇌를 자극해 질환을 치료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전극을 뇌에 심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형태의 '전자약'이 치료제로 현실성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뇌 회로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뉴로매치'를 소개했다. 이 교수가 창업한 엘비스(LVIS)에서 개발한 이 플랫폼은 환자의 뇌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뇌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의료기기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그는 "광유전학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뇌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작동하는 것을 추적한다"며 "뇌에 대한 정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로매치는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동시 통과를 노리고 있다. 이 교수는 "올해 안에 뇌전증 진단 솔루션을 출시한다"며 "수년 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자폐증에 대한 진단 솔루션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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