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비상 … 비데·정수기까지 "절전"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8.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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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찬바람 멀리 보내주는
에어서큘레이터 사용 늘고
소비전력 확 줄인 선풍기 인기
밝기·움직임 자동 감지해
절전 모드 전환 제품도 눈길

올여름 폭염으로 '냉방비 폭탄'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세계적 에너지 위기까지 겹치면서 '절전' '절약형 가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데다 지난겨울 '난방비 대란'을 겪은 소비자들이 전력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 공기 순환을 만들어주는 서큘레이터는 대류현상을 활용해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 공기를 멀리까지 보내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할 경우 에어컨만 사용할 때와 비교해 약 20%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아예 에어컨을 켜는 대신 선풍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선풍기·에어서큘레이터 매출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가전기업 파세코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절전형 접이식 서큘레이터는 별도 마케팅을 하지 않았어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나 늘었다. 파세코 관계자는 "절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서큘레이터에 접이식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 큰 관심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일의 절전형 선풍기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신일에 따르면 소비전력을 줄인 선풍기인 '무선 BLDC Fan'은 홈쇼핑에서 세 차례 방송 진행 중 2회 연속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지난 4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진행한 펀딩 프로젝트는 목표 금액을 1486% 초과 달성했다. 신일 관계자는 "보통 7월 중순에는 여름가전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늦여름 폭염과 전기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저전력에 냉방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전력 사용을 없앤 '무(無)전력'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정수기 상위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전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전력' 정수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전력 정수기 판매량은 지마켓에서 이달 들어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무전력 정수기는 수돗물만 넣으면 별도 전기 사용 없이 자연유래 성분의 필터가 염소와 불순물을 여과해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꿔준다. 냉·온수, 얼음 제조 등의 기능은 없지만 공간 차지를 덜하고 휴대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전력 정수기 브랜드인 브리타 관계자는 "생수 구매에 드는 돈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 사용 방법이 간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무전력 정수기 외에도 태양광 자동차 공기청정기, 태양광 센서등, 태양광 해충퇴치기 등 전력 사용 없이 활용 가능한 기기도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은다는 게 지마켓 측 설명이다.

이밖에 쿠쿠홈시스는 비데,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비가동 상태에서 자동으로 절전모드에 돌입하는 '에너지 아이 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 아이는 실내 밝기를 센서로 감지해 사용량이 적은 야간에 자동으로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부가 기능도 꺼질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쿠쿠의 직수 얼음정수기 '인앤아웃 아이스 10's'는 정수기 사용이 뜸한 야간 취침 시 빛을 센서로 실시간 감지해 자동 절전모드로 전환해준다. 비데도 실내 밝기를 감지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 절전모드로 전환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막아준다. 이 제품은 기존 쿠쿠 제품 대비 일일 대기 소비전력량을 42%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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