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9만가구 통과…분당신도시 육박
81%가 수도권에 집중
양천·노원서 대거 몰려
주택 침체기에 본격 추진
"재초환·공사비는 변수"
올해 상반기 재건축 안전진단 문턱을 넘은 노후 단지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만 약 7만가구가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서울 연평균 입주 물량 4만5000가구(2018~2022년 평균)를 훌쩍 뛰어넘는 물량이 규제 완화 6개월 만에 공급의 첫발을 떼면서 도심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매일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해 확보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전국 노후 단지는 111개(10만7799가구)에 달한다. 최근 5년여간(2018년 3월~2022년 12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21개)의 5배가 넘는다. 이 중 수도권에 위치한 단지만 76개(8만7520가구)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 10곳 중 8곳 이상(가구 수 기준)이 수도권에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48개 단지, 6만7808가구가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1980년대 주택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된 양천구와 노원구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가 무더기로 나왔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위주로 12개 단지(2만3898가구)가, 노원구는 상계주공 위주로 11개 단지(1만8516가구)가 각각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강남3구에서는 송파구 5개 단지(1만1300가구), 서초구 4개 단지(1577가구)가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재건축 안전진단 문턱을 넘은 서울 아파트 단지는 올해 하반기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자치구들이 지난 7월부터 재건축을 희망하는 노후 주거단지에 안전진단 비용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현행 법령에서는 안전진단 비용을 해당 단지 주민들이 내게 돼 있는데,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노원구는 최근 관내 안전진단 비용을 전액 무이자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각각 23개(1만6772가구), 5개(2940가구)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에 수도권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 규모를 합하면 약 10만가구에 달하는 분당신도시와 버금간다"며 "좋은 입지에 상당한 공급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단지들은 오히려 부동산 시장 침체 시기를 재건축 추진 적기로 보고 '속도전'에 나서는 모습이기도 하다. 서울 양천구 한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는 정부 규제가 심해지는데 오히려 지금 단계를 최대한 진전시켜 놓는 게 낫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즉각적인 공급 물량 확대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재건축 가능성이 생긴 건 단기적으로는 상승폭을 조금 키울 수는 있겠다"면서도 "다만 주요 지역은 이미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고, 건축비가 급등해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재건축 마지막 단계를 틀어막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존재는 복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초환 법안 개정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희수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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