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노인비하 혁신위 사태에 침묵한 이재명, 당대표 자격없다 [사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현안은 당대표 사법 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노인 비하 설화와 시부모 부양 진위 논란에 빠진 김은경 혁신위원장 사태다. 정상적인 당대표라면 이들 사안에 대해 적극 소명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사과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휴가 후 7일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이들 이슈에 대해 일언반구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회의 후 기자들이 '노인 폄하' 질문을 하자 그때서야 "좀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을 뿐이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책임론, 김 위원장 경질 여부 등 질문이 잇따랐지만 입을 닫아버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 위원장의 막말은 '신중치 못한' 게 아니라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유감 표명은 사과가 아니다. 당대표로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어야 했다.
돈봉투 건도 그렇다. 돈으로 표를 사는 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다. 돈봉투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의원이 4일 구속됐고, 윤 의원으로부터 돈을 수수한 19명의 민주당 의원 명단까지 언론에 노출됐다. 팽배한 위기감 속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무책임하다. 이처럼 정작 입장 표명이 필요한 당 핵심 사안에는 입을 닫은 그가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인 걱정거리 대회, 생존게임"이라며 정부 비판에는 말을 아끼지 않으니 황당하다. 거국적인 '잼버리 살리기'에 찬물을 끼얹는 치졸한 행태다. 잼버리는 국익이 걸린 국가적 행사다. 큰 정치인이라면 저주 대신 소모적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말을 해야 했다. 전 정권 사람들은 불편하면 입을 닫았다. 이재명이 똑같이 하고 있다. 본인 사법 리스크는 차치하더라도 국민 '짜증위'가 된 혁신위, 돈봉투 건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 발등만 태울 뿐이다. 당대표라면 불편해도 입장을 밝히는 게 정상이다. 이런 평범한 상식마저 거부한다면 제1야당 대표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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