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잔인"서현역 흉기난동범 신상공개
살인예고 피의자 절반이 10대
동대구역서 흉기소지자 검거
尹, 국민 정신건강 대책 지시
한동훈 "정당방위 적극적용을"
분당 서현역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는 2001년생 최원종(22·사진)이었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최씨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신상 공개 이유와 관련해 "피의자가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공격해 1명을 살해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면서 "피의자의 자백, 현장 CCTV, 목격자 진술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최씨는 중학생 때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아오다 최근엔 병원에서 치료받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 194건을 확인해 65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 중 절반이 넘는 34명(52.3%)이 10대 청소년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도 다수 포함됐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촉법소년의 경우 처벌이 어렵고 교육과 훈계의 문제가 된다"며 "교육당국과 학교,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범죄 예고 글이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해 훈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살인 예고 글 작성자에게 살인예비죄를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살인예비죄 적용 조건이 다소 까다로운 점을 감안해 협박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흉기 소지 의심자·이상행동자 등에 대해 검문검색을 총 442건 실시했으며, 총 14명을 검거해 입건했다. 이들은 무허가 도검 소지, 협박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7일에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흉기를 들고 있던 30대 남성이 철도경찰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그의 가방에는 흉기 2점과 살인을 예고하는 메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 본부장은 지난 5일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난동범으로 오인받아 경찰 검거 과정에서 부상당한 10대 중학생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장 직원들에게 적법 절차를 준수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국민 정신건강 서비스 혁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대책을 연내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당 대책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 등 강력범죄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에 관한 새로운 인프라 도입과 예산 반영을 적극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 개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흉악범죄에 대한 경찰과 시민의 물리력 행사에 정당행위·정당방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한 장관은 "범인 제압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했다가 폭력범죄로 처벌된 일부 사례들 때문에 경찰 등 법 집행 공직자들이 흉악범 제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검경이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항 폭탄테러, 초등학교 칼부림 등 살인 예고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전히 올라오는 상황이다. 지난 4일부터 인천과 김포, 제주, 대구, 김해공항에서 폭탄테러 후 칼부림 난동을 부리겠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권선미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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