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부진' 롯데에너지머티, 미래 투자 나섰다
내년 동박 수요 증가 예상…선제적 대응 나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배터리 시장 성장에 선제적으로 증설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동박 수요가 빠르게 늘지 않아서다. 하지만 롯데에너지티리얼즈는 미래에 주목했다. 내년부터 동박 시장 과잉 공급 상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2분기 주춤…내년 호황기 바라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98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일시적인 동박 수급 불균형 탓에 감소했다. 동박 업체들은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에 발맞춰 생산량을 선제적으로 늘렸가. 하지만 예상보다 배터리 업체들의 신·증설 속도에 시간이 걸리면서 과잉 공급현상이 나타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분기 실적도 이 영향을 받았다. 결국 당초 예상치만큼 동박 수요가 늘지 않자,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한 동박 업체들은 손실이 발생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유럽 신생 배터리사의 신규 증설이 예상보다 2~3년 지연됐고, 북미 신증설 라인도 계획 대비 가동률 증가에 시간이 걸렸다"며 "한국 동박 업체들의 증설은 선제적으로 진행된 탓에 수급 불균형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동박업체들이 급격히 생산량을 늘리면서 글로벌 동박 공급량이 과잉 상태라는 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내년부터 동박 시장이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체들의 증설이 모두 끝나고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동박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동박 수급 상황은 2024년부터 개선돼 2025년 신·증설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동박시장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 변화 및 고객사 수요 증가에 발맞춰 생산 캐파를 증설하고 글로벌 고객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생산 물량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 동박 생산량 24만톤, 점유율 3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3월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이후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전북 익산 2만톤, 말레이시아에서 4만톤 등 연간 총 6만톤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엔 말레이시아 공장에 2만톤 규모의 증설을 마칠 예정이다.
최근엔 말레이시아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스페인을 낙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스페인 몬로이치에 오는 2025년까지 연산 3만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생산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당초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2만5000톤 규모였지만 생산 규모를 확대했다. 유럽 등에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동박 생산량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스페인 공장의 부지 면적은 총 44만400㎡(제곱미터)로 축구장 62개 크기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따르면 이곳엔 총 10만톤의 동박 생산 라인이 들어설 수 있다. 이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발표한 3만톤 규모 투자는 1단계다. 향후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스페인 스마트팩토리는 기존 계획보다 확대된 3만톤 규모로 증설해 유럽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하이엔드 동박 수요를 적극 대응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업체들의 신·증설이 이어지고 있는 북미 지역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따르면 현재 4개 후보지를 두고 검토 중이다. 올해 중으로 최종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해외 증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와 스페인, 북미 등에 도합 13만톤 규모의 동박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고,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총 동박 생산량을 24만톤까지 늘릴 예정이다.이를 통해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화 및 고객사 수요 증가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캐파(CAPA)를 증설하고, 다양한 고객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및 판매 물량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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