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뚫은 코오롱스포츠 … 중국서 급성장
올 상반기 2천억원 매출 넘어
국내 매출 맞먹을 정도로 성장
상하이 개점 플래그십스토어
골프브랜드 '왁' 진출 본격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가 중국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더니 올해는 국내 매출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 혐한 감정이 커지고 궈차오('궈(國)'와 유행·트렌드를 뜻하는 '차오(潮)'의 합성어로, 중국인의 자국 브랜드 선호 성향)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여서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패션 업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코오롱FnC와 패션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오롱스포츠 차이나'의 상반기 매출이 역대 최대인 2000억원을 달성해 연 매출이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가 국내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와 중국 시장을 합친 코오롱스포츠의 올해 매출은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는 2017년 코오롱과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그룹 '안타(安踏體育·Anta Sports Products Limited)'가 손잡고 설립한 합작사다. 지분율은 코오롱과 안타가 절반씩 나눠 가졌다.
회사는 출범 이후 더디게 성장하다 2021년부터 성장에 가속이 붙었다. 2021년 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18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 260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매출 신장률은 5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내 봉쇄령과 더딘 경제 성장, 거기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혐한 감정과 궈차오 열풍 등을 고려하면 코오롱스포츠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로 미·중 갈등 여파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미국 스포츠 브랜드는 중국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대신 리닝과 안타 같은 중국 현지 브랜드가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안타그룹 매출은 536억5000만위안(약 10조700억원)으로 나이키의 중국 매출(514억위안)을 앞질렀는데, 이 과정에서 안타와 손잡은 코오롱스포츠도 이득을 봤다. 안타그룹은 크게 △안타 △코오롱스포츠 △휠라 △데상트 △아머스포츠(아크테릭스·살로몬 등 12개 브랜드)로 이뤄져 있다.
코오롱FnC 역시 중국 내 코오롱스포츠의 성장 비결로 안타와의 효과적인 협업을 꼽았다. 코오롱스포츠가 상품 기획 및 디자인, 연구개발(R&D)을 맡고 안타는 영업과 현지 마케팅을 담당하는데, 안타가 주도적으로 마케팅을 해 코오롱이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이 크게 강조되지 않은 점이 컸다.
시기도 절묘했다. 팬데믹과 엔데믹을 거치며 중국 내 젊은 층에서 캠핑·등산과 같은 야외 활동이 크게 유행하고, 테니스·골프 인구가 증가한 것이다. 또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스키와 스노보드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한 사람도 확 늘었다. 그 덕분에 주요 백화점마다 아웃도어·애슬레저 스포츠 패션 브랜드 매장이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는 중국에서 16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상하이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코오롱1973'을 열었고 하반기에도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코오롱FnC는 이 같은 기세를 몰아 골프웨어 브랜드 '왁'의 중국 진출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연내 중국에 단독 매장을 열어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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