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방 감사해요” 고향 제주서 ‘우승’ 꿈 이룬 임진희 “우승 한 번 더 하고파”[SS스타]

김민규 2023. 8. 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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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가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 | KLPGA


[스포츠서울 | 제주=김민규기자] “하르방(할아버지의 제주도 방언) 감사해요.”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을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6년차인 임진희(25·안강건설)가 그토록 바랐던 고향 제주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를 범하며 2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슈퍼루키’ 황유민(4언더파 284타)을 한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약 석 달 만에 시즌 2승, KLPGA투어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데뷔 후 첫 시즌 다승을 거둔 임진희는 올 시즌 박민지, 박지영(이상 2승)에 이어 세 번째로 다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임진희는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해 상금 순위가 16위에서 5위로 수직상승했고, 대상 순위도 11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임진희가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KLPGA


고향 제주에서 첫 우승을 거머쥔 임진희는 할아버지 생각에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살아계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 것. 실제로 이번 대회에 제주도에 사는 가족들과 친지들이 총출동해 응원해줬다.

임진희는 “진짜 제주도에서 우승을 하고 싶었다. 우승했는데도 진짜 (우승을)한 건지 잘 모르겠다. 아직 꿈을 꾸는 것 같다”며 “그래도 고향에서 이렇게 가족과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육형제인데, 큰아버지와 막내 작은아버지만 못 오셨고, 먼 친척들까지 모두 오셔서 더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의 얘기에 울컥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는 오래됐는데 살아계실 때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며 “저 훈련 간다고 못 뵈어도 항상 응원해주시고 신문에 내 이름 한 소절만 봐도 오려다가 따로 붙여주셨다. 너무 감사하다(울먹)”며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전날 3라운드를 2타 차 단독선두로 마친 임진희의 최종라운드 출발은 좋지 않았다. 퍼트가 흔들리며 4번 홀(파3)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기록했고 5번 홀(파4)에선 1.6m 퍼트가 왼쪽으로 비껴가며 연속보기를 적었다. 8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지만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타수를 다시 잃었다.

임진희가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4번 홀에서 퍼팅 후 볼 방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KLPGA


그러는 사이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은 황유민에 역전을 당하며 선두 자리를 내주고 2타 차 2위가 됐다. 하지만 후반 황유민이 12번 홀(파4) 보기, 15번 홀(파4) 더블보기로 3타를 잃는 사이 임진희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파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며 다시금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한 타차 격차를 끝까지 지켜내며 마침내 시즌 ‘2승’ 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임진희는 “3번 홀(파4)에서 돌풍이 많이 불었는데 첫 번째 버디 찬스가 왔다. 1.7m로 이것은 놓칠 수 없는 퍼트였는데 미스가 나오면서 옆으로 빠졌다”며 “그러고 나서 4번 홀에서 스리 퍼트가 나왔다.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게 퍼트인데, 퍼트가 안 되니깐 많이 당황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다승을 거뒀다. 임진희의 다음 목표는 한 번 더 우승이다. 나아가 ‘다승왕’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올 시즌 첫 우승을 빨리 하면서 목표가 4승이다. 상금왕도 있고 대상도 있지만 나는 이상하게 다승왕을 해보고 싶다”며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우선은 한 번 더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임진희는 “나는 지금까지와 같은 내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뛰어나게 잘하거나 화려한 선수보단 노력해서 그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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