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용품 믿고 섣부른 대응 금물…“호루라기 불고 현장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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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에다 살인예고글까지 이어지자, 만일에 대비한다며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김진환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호신용 스프레이나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은 범인과 밀착해 있을 때 벗어나기 위해 사용하는 용품이지 흉기 난동범에 대응하기에 적절한 호신용품은 아니다"라며 "호신용품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심리적 안정 효과가 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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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범죄]
연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에다 살인예고글까지 이어지자, 만일에 대비한다며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호루라기·경보기를 활용해 범행 사실을 전파한 뒤 빠르게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7일 온라인몰 지마켓은 신림동 흉기 난동이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2주간 호신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2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신용 삼단봉은 판매량은 15배 이상(1425%) 늘었다. 같은 기간 호루라기 판매량은 51% 증가했다. 네이버쇼핑몰 ‘쇼핑 트렌드 차트’ 순위를 봐도 지난 6일 기준 10~40대 남성과 여성 모두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호신용품’이었다. ‘호신용 스프레이’, ‘삼단봉’도 모든 연령별 검색 순위권 안에 들었다.
전기충격기 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김진홍 대표는 “전기충격기 매출이 하루 최대 100배까지 늘었다”며 “주변 호신용품점에서도 스프레이, 삼단봉은 물론 평소에 잘 팔리지 않는 방범복을 찾는 손님도 많아졌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경호보안 전문가들은 정작 상황에 알맞은 호신용품을 쓰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진환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호신용 스프레이나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은 범인과 밀착해 있을 때 벗어나기 위해 사용하는 용품이지 흉기 난동범에 대응하기에 적절한 호신용품은 아니다”라며 “호신용품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심리적 안정 효과가 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간편히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호신용 스프레이조차 정작 범인 얼굴에 정확히 맞추려면 바람 방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이 흉기 난동범 앞에서 삼단봉 등을 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 김진홍 대표는 “삼단봉은 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범인에게 뺏기는 경우도 많다”며 “삼단봉이든 전기 충격기든 실제 쓴다고 생각하면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환 교수는 “무차별 흉기 난동에는 호루라기나 경보기를 써서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같이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처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호신용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판매업체 등에서 의무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22경찰경호대 출신 전병모 한국경호경비협회 대표는 “호신용품 구매도 중요하지만, 활용 방법을 제대로 모른 채 소지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판매 업체에서 호신용품 판매 시 동영상 교육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일반인이나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구연수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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