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얻지 못하는 말말말’ 쌍둥이 학폭 이슈, 계속되는 논란의 끝은 어디

이정호 기자 2023. 8.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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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제공



배구계는 이재영에 미련이 있다. 냉담한 여론 분위기에 수면 위로 드러낼 수 없지만, 여자배구 부흥기에 스타 부재를 고민하는 프로배구는 물론 국제 경쟁력을 잃은 대표팀에서도 이재영에 대한 갈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 번의 시도는 반대 여론에 이미 무산된 바 있다.

여자배구 최고 스타였던 이재영은 2020~2021시즌 도중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는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로 지목됐고, 사회적인 큰 파장을 일으키며 사실상 V리그에서 퇴출됐다. 이재영은 부상 등이 겹치며 소속팀 없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수 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있다.

해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이다영의 출국 인터뷰로 둘이 다시 여론의 중심에 섰다. 이다영은 자청한 인터뷰에서 사과를 하면서도 쌍둥이 언니 이재영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재영 구하기’에 나선 듯한 모양새다. 또 ‘학폭 논란’에 앞서 불거진 팀 내 갈등에 대해서도 그동안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다가 처음 입을 열였다. 이다영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함께 뛴 선배를 ‘그 선수’로 표현하며 “저는 도리어 그 선수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제가 올려준 볼을 한 번도 때리지 않았다”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주장했다.

출국에 앞서 인터뷰 중인 이다영. 연합뉴스



이다영은 가장 먼저 피해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사과는 주목받지 못했다. 다른 내용 역시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두 선수는 이미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학폭 사실을 인정한 적이 있다.

가해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 보다 괜한 말을 더 보태 역효과가 난다. 당시 상황을 “칼을 들고 욕을 했을 뿐 휘두르지는 않았다”, “꿀밤 때리고 입 한번 툭 때리고 배를 한번 꼬집었을 뿐” 등 이들의 2021년 6월 방송 인터뷰는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과문을 삭제한 뒤 ‘폭로된 내용 일부에 거짓된 내용이 담겨 있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도 부정적인 여론에 더 기름을 붓는 행동이었다.

이재영 복귀에 희망을 갖고 있던 배구인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다영의 출국 인터뷰를 접한 몇몇 배구인들은 “그런 말을 굳이 왜 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배구인은 “누군가 도와준다면 제대로된 조언을 해줘야 하는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굳이 사태를 키우는 행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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