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라고 뻥뻥 차는건가?' 잼버리 연이은 행정 미숙 스포츠계까지 악영향

금윤호 기자 2023. 8. 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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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잼버리 여파로 가만히 있던 축구가 피해를 보게 생겼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7일 오후 구단 SNS를 통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예정됐던 전북 현대와의 FA컵 준결승전이 연기됐다. 정확한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K-팝 콘서트 및 폐영식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며 전북은 지난 6일 9일과 12일 예정된 홈 경기 일정 변경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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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미국 대원들이 조기 퇴영한 뒤 텅 빈 야영장 사진=연합뉴스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잼버리 여파로 가만히 있던 축구가 피해를 보게 생겼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7일 오후 구단 SNS를 통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예정됐던 전북 현대와의 FA컵 준결승전이 연기됐다. 정확한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전북과 인천은 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K-팝 콘서트 및 폐영식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며 전북은 지난 6일 9일과 12일 예정된 홈 경기 일정 변경을 알렸다.

갑작스러운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가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면서 이를 위해 전북은 경기장을 비워주게 됐다. 그런데 K-팝 공연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한 번 변경되면서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물론 경기를 앞뒀던 전북과 인천 구단은 말 그대로 붕 뜨게 됐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6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전북 현대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인천과 6일과 9일에 이어 12일에는 수원 삼성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 3연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 발생 등을 이유로 K-팝 공연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겠다며 전북 구단에 통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잼버리 조직위는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점과 세계 스카우트연맹이 K-팝 공연을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점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틀면서 파행 아닌 파행이 또 발생했다.

경기를 보기 위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던 축구팬들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리 휴가를 내고 숙소를 예약한 이들은 수수료를 물면서까지 예약을 취소해야 했다. 원정 경기를 앞뒀던 인천 구단 역시 FA컵 연기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플레이오프 일정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깊은 한숨을 쉬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개막 전부터 끊임 없이 논란을 일으키며 정치권의 쟁점까지 된 잼버리 행사는 스포츠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일방적인 통보 조치로 전주성을 내줄 뻔 했던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6일 인천전 기자회견 때 "태어나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일정 변경이 불가피한데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인천유나이티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 일정 변동을 알렸던 전북 현대 사진=전북 현대 구단 공식 SNS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잼버리 조직위의 계속되는 변덕과 통보로 이번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FC서울 측과 이를 보수 및 유지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잔디 문제다.

마침 서울은 13일 대전 원정을 떠나기 때문에 경기 연기 등 문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잼버리 K-팝 공연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면 잔디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지난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결승전과 2019년 드림콘서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면서 잔디 훼손을 불가피했다.

당시 주최 측들은 보호 패드를 깔고 관람객들에게 잔디 훼손 방지 협조를 부탁하는 등 훼손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정말 최소화될 뿐, 훼손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직접 경기를 뛴 선수들과 이를 지켜본 축구 팬들은 잔디 훼손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다시는 경기장에서 콘서트 같은 행사를 개최해선 안된다며 분노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아직 잼버리 조직위나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며 "잼버리 K-팝 공연 장소가 결정된 뒤 전북과 수원의 경기 진행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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