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불만족' 고작 4%? 해외대원 "긍정적 말 해야 한다는 압박받아"

2023. 8. 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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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불만족 적다" 강조했지만 외신은 "우려 상황" 지적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정부여당이 행사 만족도 설문조사 등을 인용하며 '빠른 안정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외신에서 접촉한 잼버리 참가자들 사이에선 이미 '긍정적 인터뷰에 대한 압박감을 느낀다'는 등의 불평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오전 현장 브리핑에서 "잼버리 참가자 중 '아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에 불과하다"며 "청소년들은 굉장히 즐기고 있고 (현장 상황은) 아주 많이 개선됐다"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해당 설문조사의 응답자 수와 설문지 내용 등을 묻는 말에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진행한 설문"이라는 답변만 남겼다.

김 장관이 언급한 세계연맹 설문조사는 같은 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입에서도 언급됐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이콥 머레이 세계 스카우트연맹 국장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8%만이 불만족'한다고 했다"라며 "현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 나선 제이콥 머레이 세계스카우트연맹(WOC) 국장은 연맹 측이 "매일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으며 당일 설문조사의 경우 "오직 8%의 참가자만이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7일 김 대표가 인용한 발언으로, 김 장관이 인용한 '4% 불만족 답변'의 경우 이후 이뤄진 설문조사상의 통계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 2일 국내 잼버리 폭염피해 보도 이후 지속적으로 학부모 및 청소년 참가자들의 불만을 전하고 있는 외신들은 해당 설문조사가 과장되거나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7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전북 새만금 잼버리장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4일 보도한 기사 '조금 끔찍합니다, 한국 잼버리 야영장의 상황'(A bit horrific: Scouts at jamboree in South Korea on campsite conditions)에서 당일 제이콥 머래이의 '설문조사' 인용 발언을 전하며 이 같은 내용의 현장 인터뷰를 제시했다.

매체에 따르면 새만금 현장에서 이 매체 인터뷰에 응한 한 스카우트 대원은 "(잼버리 홍보팀이) 있는 자리에선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라며 당초 자신이 말한 잼버리 현장에 대한 긍정적인 인터뷰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체는 같은 기사에서 현장의 취재기자들이 "잼버리 참가자들과 나누는 모든 상호작용이 잼버리 측 홍보팀의 동행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직위 측은 해당 조치가 지나친 방식의 취재 등으로부터 청소년 참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참석자의 부모들은 <가디언>과 다른 매체들에 "행사 조직에 대한 우려"를 전해오기도 했다. 김 대표가 긍정적으로 언급한 <로이터> 또한 4일 보도에서 "폭염으로 행사에 참석한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온열 질환으로 치료를 받자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썼다.

영국, 미국 등 일부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 퇴영을 시작한 지난 5~6일엔 <가디언>, <로이터>. <BBC> 등 다수 외신들에 의해 퇴영을 결심한 학부모 및 청소년들의 구체적인 불평불만이 전해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스카우트 강령은 '준비'인데 한국 정부는 준비되지 않았다")

한 영국 학부모는 이번 잼버리가 폭염을 떠나 위생, 시설, 음식 등 다방면에서 "형편 없고 안전하지 않은", "생존임무"가 됐다고 토로했다.(BBC) 역시 퇴영 중이던 미국의 한 학부모는 그의 가족이 6500달러(한화 850만 원)를 들여 참여한 이번 잼버리가 "악몽"이 됐다고 비판의 말을 전했다.(로이터) <가디언>의 경우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퇴영 결정을 보도하면서 한국정부가 "최근 며칠간 현장의 추가 피해와 부정적인 언론보도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폭염 피해, 운영 미숙, 성폭력 부실대응 등 논란이 끊이지 않던 잼버리에선 7일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모든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장을 조기 퇴영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야영 중이던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 등 타 지역 숙소에서 묵을 예정이며,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잼버리 메인이벤트 케이팝(Kpop) 콘서트 또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변경된다. 태풍 소식을 접수한 세계스카우트연맹 측은 '콘서트 개최지를 서울로 변경하지 않으면 잼버리에서 철수하겠다‘는 요지의 강경입장을 조직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7일 공지를 통해 "한국 정부는 조기에 현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대표단에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약속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5일 오후 버스편으로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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