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지역 평화위해 계속 협력…'친선 성명' 채택”

이종윤 2023. 8. 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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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서 42개국 대표 참가
 -실무그룹 구성 합의…우크라-러시아 상반된 평가
 -우크라 "생산적" vs 회의 불참한 러 "불운한 회의"
 -국제사회가 우크라서 총성 멈추는 방법론 시동 함의
 -신냉전 구도 완화,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단초 제공
 -유엔 등 국제기구 무기력화 기조 속 새로운 대체회의 시금석
 -한국, 긍정적인 제안 국제사회에 설명, 국제협력의 기회로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 등을 포함한 약 40개국의 대표들이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전쟁 종식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외교가는 러시아와 전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우크라이나와 서방 주도의 이번 회의에 참석하도록 유도한 사우디의 외교력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5~6일 이틀 동안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친선 성명을 내고 마무리했다.

이번 회의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생산적이고, 아주 정직하고, 개방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불운한 회의”라며 의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사우디 국영 뉴스를 인용해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마치면서 참석 대표단이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 달성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진전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사는 “참석자는 평화를 위한 길을 닦을 공동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국제 협의를 지속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나온 견해와 긍정적인 제안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화회의 개최 전 우크라이나에 굳건한 지지를 보내온 서방 세계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은 세계 전역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는 42개 국가·단체가 대표자를 파견했다. 특히 신흥경제국모임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가 모두 참가하는 등 다양한 국가군이 포함됐다.

회의 첫날을 마친 지난 5일 참석한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온전한 보전과 주권에 관한 존중이 평화 정착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또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평화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통해 올가을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구상을 전한 데 호응하는 조치로 보인다.

CNN은 러시아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의안 채택 등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던 것은 예견된 일이라며 이번 회의가 미래의 틀을 설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틀 동안 열린 우크라이나평화회의가 친선 성명을 내고 끝맺었다고 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9월21일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세션에서 화상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도 벌써 1년 반이 되고 있다. 따라서 총성을 어떻게 멈추게 하느냐를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에서 총성을 멈추는 방법론에 국제사회가 전격적으로 시동을 걸어준다는 측면에서 여러 함의를 내포한다고 짚었다.

일단 총성부터 멈추게 하는 6·25전쟁 때와 같은 정전(armistice)의 방식도 있고,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종전의 방식도 거론되지만, 분명한 점은 이는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만으로는 쉽게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회의를 통해 전쟁을 멈추거나 끝내는 방법론에 국제사회가 제대로 시동을 건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신냉전 국제정치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가 참가한다는 점에서 소위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기조를 이어가는 단초를 제공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고민을 함께하는 것은 신냉전 구도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러시아는 배제되어 침략자에 대한 심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현상변경 시도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 교수는 이번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회의가 "유엔 등 국제기구의 무기력한 모습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새로운 성격의 국제적 회의체가 가동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다양한 대체회의 부상이 신냉전 시대, 새로운 공식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침략에 나서며 이 문제를 안보리에서 다루는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그렇다고 이 사안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이를 대체하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반 교수는 "한국도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가해서 책임있는 선진강국으로서 역할에 나섰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선진강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주지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며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을 천명한 바 있어, 이번 회의체를 잘 활용해 한국은 국제사회에 이를 잘 설명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와 협력이 원활할 수 있게 하는 기회의 창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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