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북상에 잼버리 3만6000명 내일 수도권 비상 대피

수도권 행정기관·민간 교육시설 비상 숙소로 제공
K-팝 콘서트,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듯

전북 부안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하고 있는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도권으로 비상 대피한다. 이동은 버스 1000대 이상을 동원해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며, 대피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명이다. 정부는 8일 하루 동안 전원 철수시킨다는 계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전북 부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국제운영요원 식당에서 요원 등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총리실 제공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세계잼버리 대회장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대피계획에는 세계스카우트연맹(세계연맹) 및 각국 대표단의 우려와 요청도 반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카우트 대원 3만6000여명에게 제공할 비상 숙소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제공한다. 이송 과정에서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와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협조가 이루어진다. 김 본부장은 전체 대원을 수도권으로 대피시키는 데 8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1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와 폐영식 장소도 수도권으로 변경된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K-팝 콘서트는 지난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폭염과 안전 사고 우려로 한 번 연기됐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K-팝 콘서트 공연도 자연재난 비상 대피 계획 속에서 여러 사안을 정밀하게 점검하고 있다”며 “조직위는 세계연맹 측과 콘서트 장소 재조정을 면밀히 의논하고 있다. 세계연맹 측 체류 지역 등을 고려해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원 비상 대피하는 데 대해 “오늘 아침에 세계스카트연맹단 회의에서 기상청의 태풍 카눈의 한반도 통과 예보에 따라 잼버리 행사를 새만금 영지에서 조금 더 안전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계획은 태풍이 내습할 경우 전라북도가 영향권에 들게 되어 잼버리 영지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전날(6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장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브리핑룸에서 잼버리 야영지 철수 계획 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자 전날(6일)부터 관계부처 장관들과 ‘플랜 비(B)’ 논의에 착수했다. 이 ‘컨틴전시 플랜(긴급대체 플랜)’에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남은 잼버리 기간 머물 숙소와 일정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치르는 것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과 세계연맹 모두 태풍 카눈이 북상하자 비상대피 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날 오전 한국 측과 세계연맹 측이 만나 협의했다는 게 김 장관 설명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6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전국 시·도지사 회의에서 비상 대피계획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대피한 대원들이 즐길 영외활동 계획도 함께 협조를 요청한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남은 4박5일 동안 참가자들의 숙박과 잼버리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서울 일부 지자체가 비상 대피하는 스카우트 대원들을 ‘홈스테이’ 형식으로 수용하겠다며 숙박이 가능한 가정집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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