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에 文정부 인사 "尹정부. 아무것도 안하고 네탓만"

이수빈 2023. 8. 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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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인사들, SNS서 일제히 `전 정부 탓` 반박
이낙연 "尹정부, 절망적일만큼 한심"
정태호 "1년 3개월이면 실력 보여줄 충분한 시간"
최재성 "이 대회 망하라고 1년 3개월간 기원했나"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미흡한 준비와 미숙한 운영을 두고 여권에서 전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자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9개월 만에 치른 평창 동계올림픽 사례를 들며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전 정권을 끌어들이는 일은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왼쪽) 전 대통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제만 터지면 전임정부 탓으로 돌리는 정부·여당도 이번만은 그러지 못하리라 짐작했으나 내 짐작은 빗나갔다. 절망적일 만큼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나는 혹한 속에서 성공한 평창 동계 올림픽을 떠올린다”며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의 올림픽 기간만이 아니다. 내가 총리로 부임한 2017년 5월 31일 이후 늘 긴장하며 평창올림픽을 챙겼던 일이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멎게 하고 북한 선수단 참가를 유도해 올림픽을 평화롭게 여는 일에 몰두했다. 평창에서 벌어질 모든 일은 내각의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책임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평창올림픽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며 “우리는 전임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시간도 넉넉했다”고 비교했다.

끝으로 “혹한 속의 평창동계올림픽, 폭염 속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만 연구했어도 국가 망신은 피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한 정태호 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정권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국제적 망신에 대한 책임을 문재인 정권에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지난 1년 3개월 동안 윤석열 정권은 투명 정권이었나. 정권 스스로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음을 알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그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조차 갖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는 (출범) 9개월 후에 다가올 동계 올림픽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남북긴장이 극에 달하면서 어느 외국 정상이 개회식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대회의 성공 여부에 의문이 증폭되기도 했다”고 지난 경험을 언급했다.

이어 “청와대 비서실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상대책에 돌입했다. 청와대 비서진들이 조를 짜서 일부러 개회식 시간대에 맞춰 현장으로 직접 달려갔다. 실전 상황을 가정해 직접 점검하고 대책을 세웠다”며 “이런 간절한 마음이 통했을까?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성공을 이루었고 남북관계도 풀어지는 큰 전환점이 됐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코로나를 가장 잘 극복한 국가로 전세계가 인정하는 국격을 만들어 냈다. 우리 국민들도 대한민국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졌다”고 자평했다.

정 의원은 “1년 3개월이면 실력을 보여줬어야 할 충분한 시간”이라며 “지금이라도 국제적 망신을 줄이기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성공에 매진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재성 전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정부 탓은 거의 괴담 내지 저주의 굿판이었다”며 “이 정부 출범하고 과정에 문제가 있고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데 몰랐다면 이 정부가 무능한 것이고, 문제가 있었다면 1년 3개월 동안 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 전 수석은 “지금 대통령실에서 그런 발언을 하고 집권당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다. 이 대회 망하라고 1년 3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팔짱 끼고 그렇게 기원했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문제가 있다고 얘기는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얘기입니다만, 잼버리 대회 망하라고 저주의 굿판을 벌인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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