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미용의료기기로 세대교체…실적·주가 릴레이 '환호'

김도윤 기자 2023. 8. 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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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중국 시장의 수요를 등에 업고 K-뷰티의 총아로 주목받던 화장품의 빈자리를 피부미용 의료기기가 대신하고 있다. 주요 기업은 올해 줄줄이 최고 실적을 예고했다.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을 정도로 돈을 쓸어 담는다.

주식시장은 새로운 K-뷰티의 활약에 환호했다. 올해 역대 최고가를 찍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2차전지·AI(인공지능)와 함께 올해 국내 증시 '스타 업종'으로 꼽기 손색없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피부미용 의료기기 6개 회사가 나란히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표 참조)된다. 일부만 수혜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주요 피부미용 의료기기 대다수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실제 루트로닉, 클래시스, 제이시스메디칼, 원텍, 이루다, 비올 모두 올해 역대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개 기업의 올해 추정 실적 기준 합산 매출액은 8690억원, 영업이익은 2768억원에 달한다. 합산 영업이익률이 31.9%로 웬만한 제조업은 따라가기 쉽지 않은 수치다.

그동안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용 의료 시술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전 세계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2014년 약 47억달러(약 6조1321억원)에서 2020년 96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이어 2030년 약 38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따른 미용에 대한 관심 증가, 고령층과 남성의 미용 시술 확대 등으로 수요가 더욱 탄력적으로 늘고 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 성장의 중심에 한국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 특유의 꼼꼼함과 전문성에 기반한 제품 경쟁력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단 분석이다. 일각에선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반도체·디스플레이 강국이란 인식이 한국산 피부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단 평가도 나온다.

실제 국내 주요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의 공략 지역은 특정 나라에 국한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브라질 등 남미,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회사도 있다. 더구나 피부미용 의료기기 특성상 장비 공급이 많아질수록 소모품 매출이 지속 발생하는 구조라 향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투자 업계에서도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국내 대표적 피부미용 의료기기 회사 중 하나인 클래시스를 인수했다. 지난 6월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PE(프라이빗에쿼티)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고 짧게는 3~5년 뒤 되팔아 차익을 추구한다.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의 흐름을 보면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돈이 된다고 판단하니 자금이 몰리는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텍과 제이시스메디칼, 비올은 나란히 이날 장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원텍과 비올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169.1%, 168.2%에 달한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주가가 올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클래시스와 이루다는 지난 6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클래시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는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27.8배다. 그만큼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피부미용 의료기기는 레이저, 고주파(RF), 접속초음파(HIFU), 마이크로니들 등 다양한 방식의 제품을 두루 갖추고 있고 효과나 통증 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베인컴퍼니, 한앤컴퍼니 등 주요 PE의 진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현지에서 한국산 피부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기술적 진입장벽도 있는 편이라 지금의 성장세가 단기에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장비 공급량 증가에 따라 소모품 비중이 점차 커질 수 있어 중장기적 성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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