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승 후 3승 8패, 두산도 못 피한 ‘연승의 덫’··· 설상가상 양의지도 아프다
긴 연승이 끝나고 두산이 흔들리고 있다. 거침없는 11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싸움까지 뛰어들 것 같던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수 핵심인 포수 양의지까지 몸이 안 좋다.
7일 현재 두산은 47승 1무 44패로 5위다. 6위 KIA와 불과 1경기 차다. 승차 없는 3·4위 팀 맞대결이었던 4~6일 잠실 KT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내준 게 뼈아팠다.
두산은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11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연승 마감 후 11경기에서 3승 8패다. 연승 기간 무섭게 쌓아 올린 승패 마진을 거의 다 잃었다.
11연승 기간과 이후 11경기 사이 투타 지표 차이가 극명하다. 연승기간 두산은 경기력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11경기를 23실점으로 막으며 64득점을 했다. 팀 OPS가 0.834, 평균자책점은 1.98이었다.
그러나 이후 11경기는 62실점에 36득점이다. 같은 11경기를 치르면서 실점은 3배 가까이 늘었고, 공격력은 반 토막이 났다. 연승 기간 2개밖에 없었던 실책도 이후 11경기 동안에는 6개나 나왔다.
긴 연승 이후 연패에 빠지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매경기 승리조를 투입하면서 불펜 부담은 가중되고, 야수들도 연승을 달리는 동안에는 무의식적으로 더 기력을 짜내기 마련이다. 그렇게 에너지를 당겨 쓴 대가가 연승 마감 이후 돌아온다. 연승 기간 올스타 브레이크로 넉넉한 휴식을 취했던 두산도 이같은 ‘연승의 덫’을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양의지가 아프다.
양의지는 지난 4일 KT 3연전 첫 경기 9회초에 대수비로 빠졌다. 기침과 옆구리 통증 때문이었다. 양의지의 빈 자리는 9회말 마지막 공격 때 바로 티가 났다. 2사 1·2루, 역전 기회가 4번 타자 자리에 돌아왔지만 양의지 대신 투입된 장승현이 타석에 들어섰다. 장승현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은 3-4, 1점 차로 패했다.
양의지는 5일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섰고, 6일에는 아예 결장했다. 양의지는 아직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7일 병원 검진을 받았다. 옆구리 통증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은 8일까지 양의지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핀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1군 엔트리 말소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포수 겸 4번 타자 양의지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두산뿐 아니라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없다. 5강 사수를 위해 연일 격전 중인 두산이 양의지를 빼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경기에 계속 나가다가 부상이 더 심해진다면 그 타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 한 편으로도 선택이 어렵다. 중위권 레이스 살얼음판 한가운데서 두산이 고민에 빠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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