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자 태풍..."비 올 땐 이 상품 잘 팔려요" 추천해주는 편의점

정인지 기자 2023. 8. 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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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록적인 장맛비에 편의점 업계도 날씨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점주들에게 날씨를 미리 예고해주는 것은 물론, 날씨에 따라 잘 팔릴만한 상품을 추천해 매출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다.

날씨의 매출 영향력이 큰 만큼 '날씨별 상품 추천'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우산 등 우천용 상품은 물론, 막걸리, 밀가루, 식용유 등 비가 올 때 많이 팔리는 품목을 보고 발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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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매주 임원 회의를 날씨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담 임원이 주간 일기예보를 브리핑하면 다같이 주요 상품, 마케팅, 점포 운영 등을 논의한다. 편의점 매출이 날씨에 워낙 민감해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올해는 사람들이 거리를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의 집중호우가 내린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나라 기후가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면서 편의점 경영전략도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록적인 장맛비에 편의점 업계도 날씨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점주들에게 날씨를 미리 예고해주는 것은 물론, 날씨에 따라 잘 팔릴만한 상품을 추천해 매출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 한 달간 서울 지역 강수일수는 19일이었다. 한달 중 61%가 비가 온 것이다. 이달에도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진로를 바꾸면서 비 소식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면 편의점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특별한 물품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목적구매보다 지나가다 필요한 물품을 사는 즉시구매 수요가 많아 매출이 유동인구에 연동되서다. 실제로 편의점 월별 매출 성장률은 날씨가 좋았던 3~5월에는 10%를 웃돌며 고성장을 유지하다 지난 6월 8.6%로 한풀 꺾였다. 7월에는 기존점 기준 성장률은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의 매출 영향력이 큰 만큼 '날씨별 상품 추천'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CU는 2001년부터 '날씨정보 이용시스템'을 도입해 점포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날씨 정보 제공업체에서 지역별 기상 데이터를 받아 전국의 점포로 전송하면 각 점포 포스(POS)에서 오늘, 내일의 기상 현황 및 예보를 평균 2시간 단위로 볼 수 있다.

점주들은 또 컴퓨터나 휴대단말기(PDA)로 상품을 발주할 때 화면에서 날씨별 추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우산 등 우천용 상품은 물론, 막걸리, 밀가루, 식용유 등 비가 올 때 많이 팔리는 품목을 보고 발주하는 것이다. 특히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 간편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조절이 중요하다. 올 7월에는 우천용 상품이 전월 대비 58.2%, 얼음이 19.9%, 아이스드링크가 15.2% 증가하면서 매출을 이끌었다.

폭염, 폭우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대신 집 앞 편의점에서 식재료(과일, 채소)를 구입한 점도 특징이다. 7월 과일·채소 매출은 전월 대비 13.7%가 증가했는데, 주택가에 인접한 CU 판매 비중이 6월 31%에서 7월 40%로 급상승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2007년부터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에 대해 자동발주 시스템을 도입, 고도화하고 있다. 도시락, 김밥, 주먹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이 대상 품목이다. 날씨 외에도 일평균 판매수량, 요일 등을 고려해 발주 수량을 제안한다. 점주가 이를 참고해 최종 목표 수량을 설정하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수량이 입력된다.

GS25에서도 지난달 장맛비에 신선식품 판매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박(전달 대비 154.8%), 돈육(38%), 상추·깻잎(55.5%), 계육(40.6%), 냉장밀키트(177.1%) 등이다. 비가 오면 판매가 자동으로 증가하는 우산·우의(55.4%), 수건류(39.8%)도 껑충 뛰었다.

강남 일대에서 GS25를 운영하는 이모(62세)씨는 "무더위, 폭우 등 이상 기온 현상이 지속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해 판매 예측이 어려운데, 이 같은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어 점포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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