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투자하면 … 15평 편의점, 무인매장으로 탈바꿈"
"단돈 2억원이면 15평 편의점을 무인매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강남역 인근 무인매장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무인매장 솔루션업체 파인더스AI의 함명원 대표는 이같이 강조했다. 해당 팝업스토어에 들어가니 카메라 약 40대가 매장 위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기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다.
입구 바로 앞에 있는 동의버튼을 누르자 입장이 가능했고, 입장 후에 손으로 진열대에 있는 상품 몇 개를 집고 결제대로 향했더니 해당 금액에 대한 결제가 가능했다.
함 대표는 "최대 30명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자동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인구 감소 등 여파로 지방 편의점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파인더스AI의 무인매장 솔루션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무인매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늘어나고 있다.
파인더스AI에 따르면 단순 키오스크가 아니라 상시엔 1명도 필요 없는 완전무인매장(AI탑재 카메라 기반 매장)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무려 415곳이 있다. 2021년 169곳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 미국 빅테크인 아마존의 무인점포기술 'Just Walk Out'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108곳) 폴란드(57곳) 일본(41곳) 프랑스(39곳) 영국(31곳) 등 임금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무인매장이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은 키오스크 기반 자체결제 매장 3000여 곳이 있지만 이 같은 완전무인매장은 5곳(파인더스AI의 슈퍼스위프트, 더현대 여의도 인커먼스토어, 삼성동 코엑스 이마트24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1만원대까지 올라가는 등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AI 기반 무인매장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진단이다.
이미 누적 투자금 77억원을 받은 파인더스AI는 현재 국내 한 편의점 대기업과 무인매장 관련 기술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함 대표는 "기존에 아이스크림 매장이 무인형태로 운영된 것을 보셨을 텐데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상품이 있는 편의점 또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무인 매장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4시간 편의점이 알바를 3명 고용한다고 했을 때 연간 약 1억원의 인건비가 나오는데, 파인더스AI 솔루션 구매비용이 2억원이다. 2~3년 후 내에 인건비 본전을 뽑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만 편의점이 5만5000여 개 있다. 향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비싸지고, 편의점 주 알바 연령대인 2030 숫자도 계속 줄 것으로 보여서 파인더스AI 솔루션이 탑재된 무인 편의점이 앞으로 2025년 이후에는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인더스AI는 무인매장을 넘어서 종합솔루션 제공을 준비 중이다.
30·40대의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매장을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행태정보를 분석해 △매대 진열을 요일·시간대별로 바꾸게 한다거나 △ 편의점주가 이에 맞춰서 필요할 때만 단기알바를 고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함 대표는 "AI솔루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편의점이 많은 일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리스캠퍼스(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헬스케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스타트업 프라이피에 최고책임기술자(CTO)로 합류해 스포츠 정보 제공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무인매장 AI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선 이유를 묻자 그는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소프트웨어(SW), 로봇, 바이오 순으로 사람과 관련이 없는 분야일수록 발전 속도가 빠르다"며 "빠르게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서 무인매장 쪽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AI 전문가인 함 대표는 향후 유망 직업으로 로봇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직업(스타크래프트로 치면 마린)을 꼽았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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