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예측부터 식물공장 운용까지… 기후위기 시대 활약하는 ‘AI’

최정석 기자 2023. 8. 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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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북미 지역에서 들불(Wildfire)이 자주 발생하는 계절은 봄에서 가을 사이입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 영향으로 재난 발생 시기에 대한 예측이 매우 부정확해졌습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사이언티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는 연기와 같은 자연발화 징조를 감지해 산불이나 들불이 발생할 가능성을 소방당국에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 '얼러트캘리포니아(ALERTCalifornia)'를 7월부터 시범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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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AI 카메라로 산불·들불 전조현상 감지
사막에서 식물 기를 수 있는 국산 기술도 나와
“올 여름이 우리 생애 최고로 시원한 여름 될 것”
지난 7월 23일 미국 워싱턴 엘렌스버그 지역에서 발생한 들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한 기상으로 북미 지역에 ‘화마(火魔)’가 덮치고 있다. 올해 7월 17일까지 캐나다에서만 총 10만2000㎢ 땅이 불에 탔다. 인천광역시 넓이가 약 1000㎢인데 이 만한 규모의 땅이 100개 넘게 타버린 셈이다. 이는 한 해 동안 7만4057㎢가 타버려 가장 많은 산림이 탄 해로 기록된 1989년을 훨씬 능가한 규모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후학자인 피터 칼무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올해가 앞으로 남은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란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극한 기상에 따른 대재앙을 막기 위해 미국은 인공지능(AI)을 대책으로 꺼내들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연기와 같은 자연발화 징조를 감지해 산불 발생 가능성을 소방당국에 미리 경고하는 시스템 ‘얼러트캘리포니아(ALERTCalifornia)’를 7월부터 시범 도입했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이 시범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산불·들불 방재 시스템 '얼러트캘리포니아(ALERTCalifornia)'.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제공

얼러트캘리포니아는 자연발화가 발생하기 쉬운 지점을 1032대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24시간 감시하는 최신 방재 시스템이다. 이 카메라는 주간에는 100㎞, 야간에는 190㎞ 정도에 달하는 거리를 내다볼 수 있다.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에 작은 불씨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잡히면 AI가 이를 감지해 곧바로 소방 인력들에게 전한다. 하루 종일 화면을 보고 있지 않아도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자칫 불이 크게 번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얼러트캘리포니아는 소방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 인프라를 활용해 화재 관련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화재 현장에 투입하는 비행기와 드론에 ‘빛 레이더’라 불리는 장비인 라이다(LiDAR)를 달고 산불이 발생하는 지면을 스캔해 3차원(3D) 정보를 생성한다. 이를 다른 데이터와 결합해 산불, 산사태처럼 대규모 산불 이후 발생하는 2차 재난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이 기술을 이용해 화재 진압 전략을 구축하거나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의 산림 생태계를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산불 전조증상을 빠르게 파악해 알리는 걸 넘어 종합적인 재난 대응책의 일환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리공간 기반 모델. /IBM 제공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AI 모델을 구축하기도 한다. 지난 3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IBM은 인공위성 ‘HLS-2′가 수집한 관측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홍수나 산불 위험이 있는 지역을 미리 식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IBM은 NASA와 함께 만든 AI 모델을 쓰면 기존 프로그램보다 적은 데이터를 갖고도 3~4배 빠르게 관측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추가 개발을 통해 홍수, 산불뿐만 아니라 삼림벌채 추적, 작물 수확량 예측, 온실가스 감지 및 모니터링과 같은 작업에도 AI 모델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스타트업 엔씽이 개발한 컨테이너형 수직 모듈형 농장 '큐브' 모습. /엔씽 제공

국내 스타트업 디아이랩은 3~6시간 간격으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AI 솔루션 ‘디아이캐스트’를 서비스 중이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기반으로 기상청에서 놓친 국지성 기후 정보를 확인해 보다 좁은 지역의 기후 상황을 짧은 간격으로 계산해내는 방식이다.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비가 대량으로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최근 상황에서 유리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닥쳐올 기후위기의 시대에 적응하는 목적에도 AI가 쓰이고 있다. 일례로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인 엔씽은 작물 재배 데이터에 기반한 운영체제인 ‘큐브OS’를 개발해 AI가 식물이 자라는 데 최적화된 날씨와 환경을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들은 컨테이너 모양으로 된 모듈형 수직 농장인 ‘큐브’도 내놨다. 큐브와 큐브OS가 있으면 극한 기상으로 식물이 자랄 수 없는 곳에서도 작물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사막에서도 상추를 길러서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이러한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글로벌 기상 예보 시장 규모가 작년 33억8981만달러(한화 약 4조4118억원)에서 2026년 48억1939만달러(한화 약 6조2724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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