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명단 흘린 “검찰의 언론플레이”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7일 2021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의원들의 명단이 보도되자 “검찰의 언론플레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주장하는 돈봉투 명단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돈봉투 사건을 두고 온정주의와의 결별할지, 검찰과의 싸움을 택할지를 두고도 갈림길에 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돈봉투를 받았다고 지목한 의원 19명의 명단 중 일부가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 “검찰은 증거로 말하는 게 좋다”며 “엄정하게, 신속하게 조사해서 진실을 규명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 차원의 사실관계를 파악했냐는 질문에 “저희로서는 전혀 파악된 게 없다”며 “당사자들이 다 사실 인정을 안 하고 억울하다고 하기에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검찰에서 특정 언론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고 객관적인 진술 증거를 갖고 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원들의 명단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일 구속됐고 윤 의원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의원 19명 중 일부 명단이 언론에 공개됐다.
언론에 이름이 공개된 의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김윤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전당대회에서 저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며 “돈봉투를 받은 적이 결단코 없다”고 밝혔다. 김승남 의원은 “명확한 실체가 없는 특정인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한 야당 의원 음해와 흠집 내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용빈 의원은 “그야말로 카더라식 내용을 사실 확인도 없이 기사화한 정치적 테러 행위”라며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회재 의원은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책임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허위내용으로 악의적 보도를 한 것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돈봉투 사건 수사가 진척되면서 온정주의와의 결별을 택할지, 검찰과의 싸움을 택할지를 두고 딜레마에 처했다. 온정주의와의 결별을 택하자니 돈봉투 명단의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돈봉투 사건을 검찰의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비판하자니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가 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공을 돌리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할 때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친이재명계(친명)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의 반응은 엇갈렸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정황만 갖고 국회의원의 정치생명을 끊는 행위”라며 “매우 위험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반면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당에서 사전에 진상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라며 “이것도 역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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