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청년대회 일정 마무리…"청년은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
귀국 비행기서 자신의 건강 상태 짧게 언급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포르투갈에서 열린 제37회 세계청년대회의 막이 내렸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외곽 테조 공원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약 150만명의 군중은 교황이 도착하자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이 늙은이가 젊은이들과 꿈을 나눌 수 있게 허락해달라"며 "그것은 평화의 꿈,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롭게 살며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청년들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가면 평화를 위해 계속 기도해달라"며 "여러분은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신도들에게 "무력 분쟁과 전쟁으로 인해" 성지에 올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대륙을 생각하면 계속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랑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언급해 박수받았다.
공원에는 그늘이 거의 없어 순례자들은 우산이나 이불로 만든 임시 천막 아래에서 뜨거운 태양을 피했다. 전날 철야 미사에 참석한 신도들은 텐트 또는 야외 매트를 이용해 밤을 지새운 뒤 이날 다시 교황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휠체어와 지팡이를 이용해 이동한 교황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르기 전 약 2만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잊을 수 없는 날들이 가능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황은 이날 저녁 포르투갈에서 5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교황청으로 돌아갔다.
비행기에서 교황은 수술 이후 첫 해외 방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올해 86세인 교황은 지난 6월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서 복부 탈장 수술을 받았다.
프란치스코는 취재진에게 실밥은 제거했지만 두세 달 동안 복대를 착용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건강이 괜찮다고 말했다.
프랑스 남서부에서 교황을 보기 위해 리스본을 찾은 샬럿 보르다스(26)는 교황이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청년대회를 찾아준 것에 대해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정말 피곤하고 쇠약해 보였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서 우리를 만나고 대화를 나눴으며, 교황을 뵙는 것은 나에게 특히 감동적인 일이었다"고 표현했다.
한편 한 기자가 여행 중 교황이 '교회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여성과 성소수자 등이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하고 일부 성사를 받지 못하는 것이 모순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는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없다는 것과 동성 커플이 혼인 성사를 올릴 수 없다는 교회법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이에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지만 교회 내 생활을 규제하는 법이 존재한다"며 "법에 따르면 그들은 (일부)성사에 참여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교회가 닫혀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각 사람은 교회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만난다"고 답했다.
앞서 교황은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포르투갈을 찾았다. 그는 방문 첫날 교황청 외교 공관에서 성직자 성 학대 피해자 13명을 만났다. 지난 2월14일 포르투갈 가톨릭교회 내 학대를 조사하는 독립 위원회는 1950년 이후 최소 4,815명의 미성년자가 가톨릭교회 성직자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중 가해자의 77%는 성직자였으며, 피해자 57%가 남성, 평균나이는 11.2세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교회 측이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것으로 조사돼 파장이 컸다.
또한 교황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청소년 15명을 만났고, '센트로 파로 키스 아르바이트 데 세라피나'(Centro Paroquial de Serafina)에서 구호·자선단체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파티마 성지에서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상했지만 결국 그러지 않았다.
세계청년대회는 일주일간 기도회와 공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15차 대회는 당초 지난 2022년 8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됐다. 대회는 1986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창설해 2~4년 주기로 이어져 왔다.
올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15차 대회는 당초 지난 2022년 8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됐다. 대회는 1986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창설해 2~4년 주기로 이어져 왔다.
한편 교황은 다음 개최지로 "2027년에는 유럽 서쪽 국경에서 극동으로 (무대를) 옮길 것"이라며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로 한국 서울을 지명했다. 교황은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는 교회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징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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