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벤트 앞두고 주춤, 어깨가 무거운 신진서

윤은용 기자 2023. 8. 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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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오른쪽)이 지난 6일 중국 정저우의 홀리데이 호텔에서 열린 제5회 Mlily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의 최근 기세가 주춤하다. 란커배 결승 대역전패의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모습이다. 다가오는 바둑 메가 이벤트들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진서는 지난 6일 중국 정저우의 홀리데이 호텔에서 열린 제5회 Mlily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16강전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에 패했다. 한국은 신진서와 함께 16강에 올랐던 김명훈 9단, 박건호 7단도 전부 패하며 몽백합배 2개 대회 연속 16강에서 전원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신진서는 현재 한국 바둑의 자존심과도 같다. 다른 한국 기사들이 여전히 거센 중국 바둑의 기세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신진서만이 홀로 맞서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그런 신진서도 최근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특히 세계대회에서 그런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6월에 열렸던 제1회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에서 구쯔하오 9단을 상대로 1-2 역전패를 당했고, 지난달 열린 제9회 국수산맥배 국제바둑대회 세계프로최강전 결승에서는 신민준 9단에 또 패했다. 그리고 이번 몽백합배에서는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서는 신진서의 고전이 기력의 하락보다는, 정신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란커배 결승에서 찾고 있다. 당시 신진서는 1국을 가져간 뒤 2국을 내줬지만, 3국에서 초반 상변 전투에서 40집 가량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둔 뒤에도 여러차례 실수를 저지른 끝에 믿기 힘든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신진서는 한국으로 돌아와 소속팀 킥스의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이어 열린 쏘팔코사놀배와 YK건기배를 연속 제패하며 제 페이스를 찾는 듯했지만,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란커배 결승전 패배의 충격을 쉽사리 지우지 못했다. 스스로도 “패배의 충격을 극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을 정도였다.

신진서는 21일부터 셰커 9단(중국)과 중국 상하이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9회 응씨배 세계 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를 치른다. 이어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생애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2개의 메가 이벤트를 앞둔 시점에서 주춤한 현 상황은 한국 바둑에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신진서의 양 어깨가 무겁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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