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학회 “상온 초전도체 검증 참여 연구진 3팀 중 1팀만 증거 찾아도 인정”

이병철 기자 2023. 8. 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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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꾸린 검증위원회가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인 'LK-99′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국내외 과학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검증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로선 국내에서는 초전도학회의 검증이 대표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검증위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다.

최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합성한 물질에도 제조 오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합성과 물성 측정을 반복해서 진행해야 한다"며 "LK-99가 실제 상온 초전도체임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샘플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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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서 소개한 LK-99 제작법, 순도 문제로 재현율 낮아
초전도체 입증 위해 모든 샘플 완벽할 필요는 없어
저항·자화율 이외의 측정값도 고려해 검증 예정
검증 참여 연구진 늘어날 가능성도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가 자석 위에 반쯤 떠 있는 모습.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석 위에서 완벽히 떠야 하지만 순도 문제로 일부 부분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해명했다. LK-99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는 순도 문제를 고려해 단 1개의 샘플만 얻더라도 LK-99가 초전도체라는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김현탁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꾸린 검증위원회가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인 ‘LK-99′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국내외 과학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검증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로선 국내에서는 초전도학회의 검증이 대표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검증위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다. 조선비즈는 초전도학회를 이끄는 최경달 한국공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에게 어떤 기준으로 ‘LK-99′에 대한 검증을 진행할 지 이야기를 들었다.

최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지만, 맞는다고 증명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라며 “LK-99를 제작하고 있는 세 곳의 연구진 중 한 곳이라도 상온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만든다면 다른 연구진의 합성 결과와 관계 없이 초전도체라고 증명됐다고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초전도학회는 이달 2일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맞는지 검증하기 위해 국내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검증위를 구성했다. 검증을 위해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고려대 초전도 재료 및 응용연구실, 성균관대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이 논문에 소개된 제조법으로 LK-99를 재현하고 있다. 현재 ‘LK-99′ 검증에 나선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연구진 가운데 한 곳이라도 성공하면 다른 두 곳의 검증과 무관하게 성공 여부를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검증위가 하나의 샘플만으로도 초전도성을 인정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지금까지 알려진 ‘LK-99′ 합성법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LK-99′가 자석 위에서 완전히 뜨지 않고 한쪽 면은 바닥에 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탁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 앤메리대 교수는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시료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LK-99′의 검증을 하고 있는 해외 연구진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러 해외 연구진이 ‘LK-99′를 만들어 검증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초전도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찾지 못하고 있다. ‘LK-99′의 재현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지금의 합성법으로는 높은 순도의 샘플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 하이신 중국 화중대 교수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LK-99가 초전도체인지 확인하려면 높은 순도의 물질을 합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합성한 물질에도 제조 오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합성과 물성 측정을 반복해서 진행해야 한다”며 “LK-99가 실제 상온 초전도체임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샘플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측정 장비의 오차율을 고려했을 때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검증위는 ‘LK-99′를 상온 초전도체라고 인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전기 저항과 자화율 등을 제시했다. 자화율은 물질의 자기화의 세기와 자기장 세기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초전도체로 인정받으려면 임계 온도 범위 안에서 전기 저항과 자화율이 완벽히 ‘0′으로 측정돼야 한다.

현재까지 ‘LK-99′는 국내외 검증에서 두 수치가 모두 0으로 나온 실험 결과는 없다. 다만 퀀텀에너지연구소의 논문에서 측정한 저항과 자화율이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만큼 추가적인 데이터도 측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교수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한 데이터는 일반적인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형태와 다르다”며 “검증위에서도 논문과 같은 데이터가 나온다면 LK-99는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논문의 진실성과 LK-99의 초전도체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측정값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LK-99가 초전도체임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측정값을 무엇으로 할지는 검증위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증위에 참여하는 국내 연구진도 기존 계획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외에 ‘LK-99′ 제조를 시도하고 있는 연구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검증위는 샘플이 완성되면 함께 교차 검증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진 정보는 추후 협의를 거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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