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김고은 불러낸 백현진 “‘듣도 보도 못한 쇼’ 출연료는 내 그림”

임석규 2023. 8. 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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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바뀌고 변화하는 거지, 개선되거나 발전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전방위 아티스트 백현진(51)이 문명에 대한 자신의 이런 견해를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이색 공연에 담아낸다.

"듣도 보도 못한 쇼라고 하면 건방진 소리, 우스개로 들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무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공연을 해보려고요." 진행은 물론, 연출과 대본, 무대와 음악까지 그가 도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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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3일 ‘백현진 쑈:공개방송’ 공연
가수이자 연기자, 화가인 전방위 아티스트 백현진(51)이 오는 9월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백현진 쑈:공개방송’을 공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문명은 바뀌고 변화하는 거지, 개선되거나 발전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전방위 아티스트 백현진(51)이 문명에 대한 자신의 이런 견해를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이색 공연에 담아낸다. 그가 ‘듣도 보도 못한 쇼’라고 소개하는 ‘백현진 쑈:공개방송’에서다.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는 “문명이 더 나아지고 높아진다는 생각이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했다”며 “이번 쇼에 이런 생각이 굉장히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악당’ 이미지로 낯익은 그는 “앞으로 평범한 역을 많이 할 것”이라며 웃었다.

“듣도 보도 못한 쇼라고 하면 건방진 소리, 우스개로 들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무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공연을 해보려고요.” 진행은 물론, 연출과 대본, 무대와 음악까지 그가 도맡는다. 낭송과 연설, 토크쇼와 음악공연, 설치미술과 토막극, 비디오쇼를 버무려 온갖 장르를 종횡무진하는 ‘실험적 짬뽕쑈’가 될 듯하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넥스트’ 공연의 하나로 9월 1∼3일 에스(S)씨어터에서 열린다.

“짧으면 2분, 길면 7∼8분의 공연 스무개 정도가 80분 동안 정신없이 돌아갈 겁니다. 유튜브 쇼츠 같은 걸 라이브로 한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 공연엔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캐스팅’이란 문구도 붙어 있다. 배우 김고은, 한예리, 김선영, 문상훈에 가수 장기하와 듀오 ‘Y2K92’가 같은 무대에 오른다. 20여명의 출연자는 모두 그가 ‘품앗이’로 섭외했다. 김고은과는 영화 ‘은교’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고, 한예리는 독립영화계에서 오가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다. 그는 “싱크넥스트 예산으로는 1명 출연료도 못 낼 것”이라며 “출연료 대신 내 그림을 선물할 계획인데 내 그림이 싸지는 않다”며 멋쩍어했다. 그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고, 창고를 포함해 4개의 작업실을 운용하는 미술가다.

가수에 연기자요 작곡가이며, 글도 쓰는 이 다재다능 예술가에게 딱히 하나의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다. 그는 ‘연남동 사는 72년생 쥐띠 아저씨’이자 ‘보이는 것, 들리는 것과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있어 보이려거나 헛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며 “현대미술가로 보이는 것, 음악가로 들리는 것, 배우로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하지 않느냐”고 했다.

백현진이 연출과 대본, 진행과 무대를 맡는 공연에 가수 장기하와 배우 김고은, 한예리, 김선영 등 20여명이 출연하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번 공연 전반부는 일종의 콩트 형식이다. 김고은은 독백을 하고, 한예리는 노래를 립싱크한다. 백현진이 쓰고 만든 대사와 노래들이다. 코미디언이자 배우 문상훈은 백현진과 문명을 주제로 즉흥 토크쇼를 펼친다. 딱히 대본이 없어 공연하는 3일 동안 내용이 다를 수도 있다. “한두가지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거나, 각 파트를 관통하는 요소가 있는 건 아니에요. 관통하는 게 있다면 ‘라이브’라는 느낌 정도죠.”

후반부는 음악 공연으로 꾸민다. 최근 영화 ‘밀수’의 음악감독을 맡은 장기하, 실력을 인정받는 언더그라운드 듀오 Y2K92, 백현진이 꾸린 프로젝트팀 ‘벡현진씨’ 등이 참여한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팀을 꾸리다 보니 이런 형태가 만들어졌어요. 사람들을 다 모아서 (공연을) 하기에는 시간 맞추기가 힘들 것 같았거든요.” 그는 “이번 공연이 모듈이나 레고 블록처럼 따로 있기도 하고, 같이 뭉쳐 있기도 한 형식이 될 것”이라며 “연습도 모듈형 리허설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공연을 보고 누군가는 도통 모르겠다고 할 수도 있고, 깔깔 웃을 수도, 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공연이 어떤 분위기인지는 관객의 반응을 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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