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드] 알면 알수록 쓸 데 있고 신비한 ‘실험고고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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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에 걸친 이 실험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후기가 궁금해 기획자를 만나 봤습니다.
먼저, 바탕이 되는 실험고고학에 대해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실험고고학에서는 '칼이 왜 부러졌을까' 같은 물리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멀리 가면 '왜 칼이 북쪽을 향해서 묻혀있지?'라는 정신적인 이야기까지 다뤄요.
알면 알수록 쓸 데 있고 신비한 '실험고고학'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괴짜 고고학자 장동우 대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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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창을 만들어 사냥놀이를 하고 직접 도구를 만들어 집을 짓고...
인류 최초의 삶을 경험하는 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약 한 달에 걸친 이 실험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후기가 궁금해 기획자를 만나 봤습니다.
실험고고학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콘텐츠를 기획·진행하는 장동우 대표와의 인터뷰입니다.
Q. 지난 한 달 동안 개미실 마을에서 진행된 ‘오래된 것들의 이야기’ 프로그램을 마쳤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바탕이 되는 실험고고학에 대해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가 아는 고고학과 다른 건가요?
고고학은 우리가 흔히 유물을 찾고 발굴하고 그걸로 연구해서 사실을 밝혀내는 학문이라고 아는데요.
실험고고학은 그걸 다 넘어가서 유물을 아예 똑같이 만들어요. 그냥 수십 개를 만들어서 왜 깨졌는지를 실험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너머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우리가 말하는 고고학은 흔히 북쪽 방향으로 칼이 묻혀 있었고, 부러진 칼이 허리춤에 있었고 남자가 묻혀 있었다 하면 전사의 무덤인 것 같다 보통 이러고 끝나지만
실험고고학에서는 ‘칼이 왜 부러졌을까’ 같은 물리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멀리 가면 ‘왜 칼이 북쪽을 향해서 묻혀있지?’라는 정신적인 이야기까지 다뤄요.
Q. 참여자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초반에는 ‘처음에는 이게 뭐하는 거지?’,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지?’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체험에 앞서 기본이 되는 고고학 수업을 하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가 오늘 나무를 해와서 창을 만들어서 구석기 사냥도구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면, 거기에 앞서 ‘사냥이 뭔지,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간이 왜 사냥을 시작했는지’ 이런 얘기들을 합니다.
그러다 우리가 산에 가서 직접 나무를 해오고 더운데도 불구하고 힘들게 작업을 하다 보면 어느새 멋진 창이 돼 있거든요.
나중에 가면 자기가 나무를 잘라 와서 ‘이 모양이 될까요, 저 모양이 될까요?’ ‘이게 효율이 좋을까요, 저게 효율이 좋을까요’ 그러면서 중간에 예술성을 챙기는 분들도 있고...
외국에서는 실험고고학으로 보통 프로젝트를 할 때 시민들을 많이 참여시켰어요.
Q.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도 점점 진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보통 문화예술 프로그램하면 가볍게 즐기는 시간을 기대하는데 노동에 가까운 작업이었던 것 같은데요?
네, 그런데 그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재미있어했던 것 같아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느낌을 좀 받으신 것 같달까.
결국에 우리가 뭘 만들든, 노동을 하든 우리가 손을 쓰고 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잖아요. 결국 그건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진화하면서 가져온,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무기 같은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그냥 돈 벌려고’, ‘상사가 혼내서’, ‘해야 돼서’ 뇌를 최대한으로 쓰지 않고 살고 있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힐링을 한 것 같아요.
자기가 나서서 하는 모습들이 어떻게 보면 진짜 수십만 년 전에 선사시대 인류가 살아남으려고 온갖 발악을 했던 것처럼 제 눈엔 보였거든요. ‘몇만 년 전에 잃어버린 걸’ 찾은 듯한 느낌...
Q. 덥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행복을 느꼈다 이 말씀인 거죠?
저도 그게 뭐라고 정확히 설명이 안 되는데... (웃음) 왜냐하면 고고학 수업에서도 안 가르치는 내용이거든요.
고고학에서도 ‘본능’이라고 퉁 치고 넘어가요. ‘그걸 왜 좋아하지? 왜 그렇게 했을 때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지?’에 대해서 그런 특성을 가진 자들이 더 열심히 했으니까 살아남았고, 그런 자만 남았다로 귀결되거든요.
알면 알수록 쓸 데 있고 신비한 ‘실험고고학’ 이야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괴짜 고고학자 장동우 대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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