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 분양가, 큰 집보다 가파른 상승세, "집값 부담에 수요이전"
"소형 아파트도 주거 인프라 같아"
분양가 상승, 1인가구 증가 영향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따라붙으며 양호한 청약 실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분양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자리잡으면서 청약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전국에서 청약 통장을 받은 민간아파트 가운데 60㎡ 이하 면적의 주택의 분양가는 올해 상반기 3.92% 증가했다. 초대형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률 3.35% 대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통상 아파트 면적은 전용 59㎡ 이하를 소형, 60~85㎡를 중형, 85㎡ 초과를 대형, 102㎡ 초과를 초대형으로 본다.
같은 기간 인천의 경우 소형 아파트 분양가만 올랐다. 전용 60㎡ 이하 아파트가 1월 대비 6월 1.09% 상승하는 동안 △60㎡초과~85㎡이하 0.51%하락 △85㎡초과~102㎡이하 14.04%하락 △102㎡초과 18.65%하락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 역시 60㎡ 이하 소형이 7.68% 오른데 비해 85㎡초과~102㎡이하 대형의 경우 1.58% 내렸다.
가파른 가격 오름세와 달리 소형 아파트는 청약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평균 가구원 수가 줄어든데다, 아파트 설계구조가 발전해 침실 2개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소형 평수도 방과 화장실 수가 늘었다. 또 최근 분양가가 가파르게 올라 대형보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4월 동대문구 휘경동에 공급된 '휘경자이디센시아'는 평균 51.71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는데 전용 59㎡A가 87.86대 1로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외에도 같은 면적의 B타입(4193건), C타입(561건), D타입(3764건) 등에 총 8581건이 몰렸다. 이어 5월에 분양한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의 경우 59㎡T타입 1가구 모집에 494명이, 59㎡타입 20가구 모집에 3993명이 몰렸다. 84㎡ 6개 타입의 경쟁률은 26대 1~84대 1 수준으로 소형보다 낮았다.
소형 평수에 일반공급 물량이 몰린 단지도 나온다. 오는 14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에 들어서는 '래미안 라그란데'는 일반분양 물량 950가구 가운데 18가구를 제외한 물량이 전용면적 85㎡ 이하로만 공급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용 59㎡는 총 377가구 분양된다.
이외에 지난달 청약한 동대문구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는 일반공급 물량이 51·59㎡로만 구성됐고, 서대문구 'DMC가재울아이파크' 아파트도 59㎡ 단일평형으로 들어섰다.
아파트 매매와 청약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주목받는 것은 1인, 2인가구의 증가와 주택가격 부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59㎡타입은 자녀가 없는 2인가구와 1자녀가 있는 최대 3인가구를 수요로 본다"며 "이를 고려해 10평대라도 투룸에 화장실 두개 이상으로 구성하는 단지가 많아 과거 전용 84㎡ 규모와 같은 주거기능을 수행할 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를 타겟팅해 39㎡타입까지 구성된 단지들도 있다"며 "수도권이라는 좁은 지역에 최대한 많은 인구를 수용해야하는 향후 전망을 보면 소형 아파트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소형 아파트의 청약시장 인기 비결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형 아파트 수요 증가는 무엇보다 가격 부담에 따른 요인이 가장 크다"며 "동일한 단지라면 평수와 무관하게 학군과 교통, 커뮤니티 시설 등을 누릴 수 있는데 대형과 소형의 가격 차이는 수억 원대로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력이 충분하다면 큰 집을 마다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미 국민평형 분양가가 9억 원을 넘기는 추세"라며 "결국 주택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집 구매 비용을 혼자 감당해야 하거나,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 등이 소형 아파트의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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