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 소통 키워드는 '능동성ㆍ양방향'

김영찬 기자 2023. 8. 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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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니즈에 맞춰 로아, 메이플, 검은사막이 보여준 소통 성공 사례

최근 몇 년 동안 게임사와 유저 사이에서 '소통'이 꾸준한 이슈가 되고 있다. 뛰어난 그래픽, 탄탄한 스토리, 화려한 액션이 전부가 아니다. 완벽한 게임은 없기에 출시 후 유저와의 소통을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 

잘 나가던 게임이 소통 부재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반대로 인기가 떨어졌던 게임이 소통에서 활로를 찾은 경우도 종종 보인다. 

게임사가 유저와 소통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고 보상만 지급해도 큰 호응이 있었다. 같은 방식으로는 유저들의 갈증을 지속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과 개선 사항들에 대해 디렉터의 답변을 듣고 싶어 했다.

게임사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다변화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유저와 대화하는 양방향 소통이나 직접 유저들과 대면해 추억을 쌓는 등 능동적인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 '검은사막'이다. 세 게임 모두 RPG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 로스트아크 "능동적 소통의 귀재"

-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

능동적인 소통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로스트아크다. 스마일게이트 RPG 소속 금강선 디렉터는 지난 22년 5월 건강상의 이유로 디렉터 자리를 사임했다. 이후 파트별 수석팀장 3인이 디렉터 자리를 대신했지만, 소통만큼은 금 디렉터를 따라갈 수 없었다.

3인 디렉터 체재 시기에 가장 많이 언급됐던 문제 중 하나가 양방향 소통이다.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기보다는 사전에 준비한 질의응답 위주로 진행했다. 그마저도 "검토해 보겠다", "고려 중이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해 뚜렷한 개선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2023 로아온 썸머에서 엔드 콘텐츠 부재, 3차 각성, 카제로스 레이드 미 언급 등 여러 이슈가 불거지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금 디렉터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아무리 금 디렉터라도 완성도 안된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수는 없다. 방송 공지가 올라왔을 때만 해도 유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다수였다.

그는 특유의 소통 능력으로 위기의 로스트아크를 구했다. 엔드 콘텐츠 부재를 사과하고 향후 업데이트 방향성을 발표했다. 또한 커뮤니티에서 언급되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지표를 토대로 문제가 발생한 이유와 개선 방안까지 설명했다. 채팅창을 살피면서 업데이트에 대해 질문을 건네고, 답변을 얻는 등 적극적으로 양방향 소통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유저들 사이에서 재조명됐다.

침체기에 들어섰던 로스트아크는 금 디렉터의 활약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라이브 방송에서 약속했던 숙제 콘텐츠 개선, 발탄 익스트림 모드 등을 추가하면서 민심을 잡는데 성공했다. 유저들은 "이게 로아온이지", "그가 돌아왔다", "그저 낭만", "빛강선이 이걸 해냈다"며 환호했다.

 

■ 메이플스토리 "디렉터에서 동네 형으로"

- 세글자 PC방 X 메이플스토리 컬래버레이션

소통하면 메이플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이슈로 도마에 올랐지만, 강원기 디렉터는 꿋꿋이 소통을 이어나갔다. 갑자기 먹방을 진행하는가 하면, 방송에서 윤명진 던전앤파이터 디렉터와 박정무 피파온라인4 그룹장과 함께 던전앤파이터 17주년을 축하하는 등 유저들을 즐겁게 했다.

최근에는 직접 찾아가는 이벤트성 소통 방식이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주년 쇼케이스 'NEW AGE' 이후 직접 인플루언서 자택을 방문해 파격적인 소통 방송을 진행했다. 세글자, 캡틴김수호, 청묘, 뚝이, 명예훈장 등 핫한 메이플스토리 인플루언서 자택을 방문했다.

방송 내용도 매우 알찼다. 담소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6차 전직과 각종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장비 강화, 메이플스토리 이상형 월드컵, 서든어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면서 소통을 이어나갔다.

세글자 PC방과 진행한 컬래버레이션도 능동적인 소통 사례다. 일일 아르바이트를 맡은 강 디렉터가 직접 음식을 서빙했다. 메이플스토리 인생 동안 한 번도 보기 힘든 이색 풍경이다. 친절하게 음식을 전달하면서 유저들과의 소통까지 잊지 않았다.

꾸준한 소통과 대형 업데이트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신규 유저 수가 메이플스토리의 인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비스 최초 PC방 점유율 12%를 돌파한 이후 8~10%를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호황이다. 

유저들은 "이제 디렉터보다는 동네 형 같다", "원기형 먹방 해줘", "이대로만 가자"며 친근함을 표현한다. 파격적인 소통 과정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소통에 나선 결과다.

 

■ 검은사막 "유저 위해 180도 방향 바꾸는 결단력"

- 김재희 펄어비스 검은사막 총괄 프로듀서

최근 가장 핫한 MMORPG인 검은사막은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유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발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검은사막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후 시간대 기준 모든 서버가 매우 혼잡 또는 혼잡 상태이며 30위권에서 머물던 PC방 인기 순위도 13위까지 상승했다. 

시작은 2023 검은사막 페스타다. '환상마' 보상과 풍성한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환상마가 워낙 통 큰 보상이다 보니 유저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졌고, 하나둘씩 검은사막을 찍먹하기 시작했다.

검은사막은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자유가 높은 만큼 대부분의 콘텐츠는 별다른 가이드가 없다. 다양한 개선 패치와 시즌 서버로 신규 유저 접근성을 높이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고인물 유저도 모든 콘텐츠를 100%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저들이 몰려들자 GM들이 실시간으로 상주하면서 질문에 답변하거나 신규 유저들을 돕는 등 이전보다 강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했다. 또한 검은사막 정착을 위한 각종 이벤트와 편의성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김재희 펄어비스 검은사막 총괄 프로듀서는 27일 새벽 개발자 편지를 통해 일방적인 전쟁 삭제, 사냥터 개선 등 향후 방향성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은사막이 그동안 지켜온 방향성을 생각해 보면 납득할 수 있다. 검은사막은 필드 이동, 생활, 사냥, PvP, 파티 사냥 등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높은 플레이 타임을 요구한다.

선행 퀘스트를 클리어하거나 준비물 준비, 콘텐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그동안 꾸준히 개선 건의가 있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유저들의 불편 사항에 "원래 그런 게임이야"라고 말한 셈이다.

김 프로듀서는 "지금까지 함께 해온 9년만큼 앞으로 나아갈 검은사막도 모험가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번 결단으로 인해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개선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밝혔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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