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미스터트롯' 임현기 감독…이젠 외주제작사 '공동 대표'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미스터로또’ 제작
“음악에 있어선 독보적 제작사로 우뚝 서고파”
‘미스터트롯2’는 시즌1보다 ‘상향 평준화’가 특징
특히 박지현, 나상도, 안성훈 무대 인상적
첫 녹화 2주 전 출연자들 만나며 잘될 거란 확신 들어
기부활동도 열심…곧 ‘아너스클럽’ 등재
‘감사 명상’으로 하루 일과 시작
매년 생일엔 어머니께 “낳아줘 고맙다”며 1,000만원 선물
향후 여행과 음악 접목한 작곡 프로그램 해보고 싶어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 시즌1과 2 임현기(43) 음악감독이 외주제작사를 설립하고 양질의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나선다.
국내 0순위 최고 음악감독 중 하나인 임현기 감독은 2022년 가을 안영란 작가, 라현웅 PD와 함께 'WDM'이란 외주제작사를 만들고 '여의도 IFC' 건물에 80평 규모 사무실을 오픈했다. 아마도 외주제작사 사상 역대급 사무실이 아닌가 한다.
안영란‧라현웅‧임현기 공동 대표 체제의 'WDM'은 회사명부터 남다르다. W는 'Writer(작가)', D는 'Directer(방송감독 PD)', M은 'Music director(음악감독)의 이니셜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와 프로듀서, 음악감독이 뭉친 회사라는 자부심을 담고 있기도 하다.
안영란은 '복면가왕'을 비롯해 많은 예능프로그램에 관여한 국내를 대표하는 베테랑 작가다. 라현웅 또한 '미스터트롯'을 비롯해 여러 예능 프로를 작업한 대표 PD다. 동갑내기인 셋은 평소 통하는 것도 많고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좋아서 자연스럽게 뭉치게 됐다.
임현기 감독은 안영란 작가에 대해 "현장 순발력과 창의력이 좋다"며 "사람을 안는 성격(포용력)이 특히 돋보인다"고 평했다. 라현웅 PD에 대해선 "완전 오타쿠"라며 "한번 꽂히면 거기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뭘 하면 믿음이 가고 잘한다"고 말했다.
"(국내엔 수많은 외주제작가 있지만) 음악전문, 즉 음악 관련 프로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3명이 모였으므로 음악에 관해서만큼은 국내에서 가장 잘 만드는 제작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WDM은 설립과 함께 '미스터트롯2'를 첫 작품으로 제작했다. 지난 12월 22일 론칭해 2023년 3월 16일 종영한 '미스터트롯2'는 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스터트롯'이란 명품 브랜드의 아성을 지켰다. '미스터트롯2'에 이어 TV조선 '미스터로또'가 두 번째 외주제작 프로그램이다.
'미스터트롯2'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과연 시즌1의 전설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현기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미스트롯1', '미스터트롯1', '미스트롯2', '국민가수'에 이은 TV조선의 다섯 번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부담감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국민가수'가 16~17%대의 시청률이라 '미스터트롯2'는 그 이하가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으니까 감동이 밀려왔어요."
"첫 녹화 2주 전 100여 명 넘는 출연자들을 만나보며 미스터트롯2' 가 잘될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즌1 때보다 눈에 띄게 노래를 잘하는 출연자들이 많아졌는데, 전체적으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일민, 추혁진, 안성훈 등 시즌1에서 봤던 사람들이 시즌2에선 실력이 더 많이 늘어서 나온 것도 돋보였어요."
'상향 평준화'가 됐기 때문에 음악감독의 입장에선 다소 수월하게 편곡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곡 작업이 힘들었다. 기존에 했던 곡들이 너무 많다 보니 새로운 곡을 찾는다는 게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녹화 전부터 노래방 히트곡 리스트를 잔뜩 뽑아 놓으며 '아직 소모되지 않은' 곡을 찾았다. 그는 '미스터트롯2'에서 3~400여 곡을 편곡했다.
임현기 감독이 '미스터트롯2'에서 특히 가장 인상적인 출전자로 누구를 꼽고 있을까?
"일단 '박지현' 첫 무대가 놀라움을 줬습니다. 기본 발성이 록이 아닌데도 로커 같은 느낌을 연출했으니까요. '나상도' 무대도 특별했어요. 여자로 치면 '트로트계의 손승연' 같다고 할까요? 손승연은 테크닉적으로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가수인데 나상도가 그랬습니다. 컴퓨터 같은 정확한 음정에 감정선까지 잘 살리는 역량까지 두루 갖추었으니까요. '재하'는 가슴을 후벼파는 발라드에 탁월했습니다."
"그러나 시즌1보다 음악적으로 많이 늘어서 놀랐다의 끝판왕은 안성훈입니다. 일단 안성훈은 선곡 싸움에서 다 이겼어요. 안성훈이야말로 진짜 로커죠. 로커가 아닌데 로커처럼 노래하는 박지현에 비해 안성훈은 로커인데 로커가 아닌 것처럼 간드러지게 노래를 잘 부를 줄 압니다."
"박서진도 기억에 남습니다. 워낙 노래도 잘하고 무대 퍼포먼스도 좋아서 설마 박서진이 손까지 떨어가며 노래할 줄은 몰랐어요. 아마 장구가 없이 무대에 선다는 게 그로선 부담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미스터트롯2'는 B군의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메인스트림에서 소외되던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니까요. 시즌1엔 모두가 임영웅이었을 만큼 한 곳에 쏠렸던 반면 시즌2는 이런 게 없었어요. 여러 취향으로 팬층이 갈려 고르게 사랑을 보여줬으니까요."
최근 임현기 감독은 '감사 명상'을 열심히 하고 있다. 기상하자마자 씻은 후 차 한잔하면서 '감사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부모님이 건강하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제 지인들이 건강한 것에 감사합니다" 등등 여러 가지 감사한 일을 떠올리며 명상을 통해 자신의 뇌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명상은 좋은 주파수를 전해준다고 해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2025년엔 드디어 자신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게 됐다. 고액 기부자 '아너스클럽'에 등재되는 것이다. 예능프로그램 음악감독, 일종의 '음악보조업'이란 직종 중 '아너스 클럽' 등재는 최초다. 임현기 감독 관련 보다 자세한 내용은 2021년 9월 20일 자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 참조.
임 감독의 버킷리스트 중엔 이외에 '60살에 바디프로필 찍기' 즉, 복근에 '왕'자를 만들어 사진으로 남기자. 그리고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한다고 금액표까지 구체적으로 작성해 실행에 옮기는 플랜도 있다. 예를 들어 올해에서 내년까지 자산이 5억이라고 한다면 이번 달 8월까진 얼마가 찍혀야 하는지 세세하게 계획해 플랜을 짜는 것. 3월엔 법인세 4월엔 부가세 6월엔 종합소득세 7월엔 고소득자들의 종합소득세가 또 나가니까 그때엔 돈이 없을 테니 이때 이때 돈을 모아둬야 한다 등 아주 구체적으로 짜놓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사실 임현기 감독은 고교 때 '이소라의 프로포즈' 무대 뒤에서 기타를 치는 꿈을 꿨는데 이걸 이루는 데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에도 어떤 꿈을 이루기 위해 생각하고 집중하면 곧 이루어지는 걸 자주 경험했다. 그래서 이걸 이젠 명상으로 바꾼 것이다. 일종의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8월 2일에 2억 3,000만 원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2억 2,500만 원이 되면 500에 누수가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이 금액을 메꾸기 위해 다음 달 9월에 500을 추가해야 하고 따라서 그만큼 쪼들려 살아야 하죠."
그는 매년 거액을 벌어들이는 대표적인 고소득자지만 이처럼 자신에겐 1%의 자비도 없을 만큼 철두철미하다. 그럼에도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겐 베풀기 좋아한다. '미스터로또' 작가 4명에게 일본 후쿠오카 여행권을 선물하는가 하면 이전에도 관계자들과의 각종 회식이나 그 외 다양한 형태로 지갑 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꽤 큰 금액인데도 말이다.
생일엔 가족 친지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현기 감독은 자신의 생일만 되면 어머니(58년생)에게 "저를 낳느라 고생하셨다"는 의미로 1,000만 원을 선물한다. 어머니를 만날 때마다 용돈 쓰라고 300만 원을 꼬박꼬박 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국내 최정상 음악감독인 만큼 두루두루 친분이 있다. 최근엔 가수 김현정과 술자리를 자주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김현정과는 '복면가왕'을 하면서 친해졌다. 이외에 신유, 박구윤, 임한별 등등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장민호를 무척 좋아합니다. 민호 형은 후배들을 잘 보듬어주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스타일이죠. 인품이 정말 좋은 분입니다. 트로트로 전향한 이후 지금까지 변치 않고 정통 트로트만 해오고 있어요."
"임영웅은 '모든' 장르를 '다 잘하는' 반면 김호중은 '특정' 장르를 '너무 잘하는' 가수입니다. 쉽게 말해 임영웅은 국어 80점 미술 85점 수학 90점을 받는 학생이라면 김호중은 국어 100점 이상을 받지만 다른 과목은 그렇지 않은 특출난 학생이랄까요?"
"향후 여행을 음악과 접목한 작곡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에서 방카타고 별을 보며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한 후 가수에게 불러 보라고 하며 의견 교환을 하는 와중에 곡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곡으로 방카나 바지선 배에서 라이브를 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찍는 걸로 마무리하는 식이죠."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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