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육, 차이나는 클래스 차이나서 일낸다 [창간 35주년, 지역의 힘]

황선학 기자 2023. 8. 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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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行 경기도 출신선수 대부분 ‘직장운동부’ 소속
스포츠 강국의 산실… 이번 대회도 ‘新바람’ 주역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과 (위쪽부터) 높이뛰기 우상혁·유도 안바울·근대5종 김선우·태권도 진호준·사격 조은영 선수. 경기일보DB

 

■ 경기도·시·군에 240여개 직장운동부 운영

항저우 AG 출전하는 경기도 출신 선수들 가운데 고교와 대학·기업팀 선수 17명을 제외한 80%가 넘는 인원이 경기도와 시·군 직장운동부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청을 비롯한 시·군 직장운동부는 지난 1981년 경기도가 인천광역시와 분리된 직후 약화된 전력 보강을 위해 전국 최초로 도청 육상부와 수원시청, 안양시청, 평택시청 등 일부 시·군에 운동부를 창단한 것이 시초다.

이후 직장운동부는 경기도체육대회에서의 시·군 과열 경쟁으로 인해 점차 늘어났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내 기업팀들이 잇따라 해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직장운동부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하던 당시 상황이 한국 체육의 위기와 맞물려 운동부 창단 러시로 이어진 것이다.

전국 직장운동부의 ‘원조’격인 경기도는 경기도청 10개 팀을 비롯, 29개 시·군에 230여개의 직장운동부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는 동·하계 전국체육대회에서 20년 가까이 정상을 지켜오고 있으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주요 국제 종합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메달 획득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직전 AG인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경기도 출신 선수들은 금메달 1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9개를 획득해 대한민국 선수단이 거둔 메달(금 50, 은 59, 동 72)의 27.6%를 차지했다. 금메달 수로는 우리나라가 거둔 34%를 경기도 선수들이 해냈다.

경기도 및 시·군 직장운동부 육성을 통해 대한민국 전문 체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경기도는 이번 항저우 AG에서도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 준비는 끝났다... ‘항저우의 별’ 도전장

항저우 AG 출전 향토 직장운동부 선수 가운데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첫 주자는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용인특례시청)이다. 세계 랭킹 1위 우상혁은 자신의 라이벌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아시아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또 역도 남자 67㎏급 한국기록 보유자이자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이상연(수원특례시청)과 여자 역도 +87㎏급 ‘포스트 장미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혜정(고양특례시청)도 첫 아시안게임 도전서 금빛 바벨을 들어 올릴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 102㎏급 인상 금메달리스트인 진윤성(고양특례시청)도 109㎏급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태권도 남자 68㎏급의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우승자 진호준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의 ‘다크호스’ 정한재(이상 수원특례시청)의 금메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 +100㎏급의 김민종(양평군청), 여자 78㎏급 윤현지, +78㎏급 김하윤(이상 안산시청)도 대진운만 좋으면 금빛 메치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싱서는 남자 사브르의 ‘꽃미남 펜서’ 김준호(화성시청), 근대5종 여자 단체전의 김선우와 사격 여자 소총의 1인자 조은영(이상 경기도청), 여자 25m 권총의 ‘간판’ 심은지(화성시청), 자전거의 박상훈(의정부시청) 등도 남은 기간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면 금메달 도전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구기 단체종목서는 신석교 감독(성남시청)이 이끄는 남자 하키와 한진수 감독(평택시청)이 이끄는 여자 하키가 동반 금메달에 도전하는 가운데, 특히 남자 대표팀에는 성남시청 소속 선수들이 절반 가까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여자 대표팀에도 평택시청 선수가 5명이나 있어 대표팀의 금메달 합작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편, 고양특례시청 선수 3명이 포함된 세팍타크로 남자 대표팀도 이달 세계선수권대회 쿼드(4인조) 2연패 달성의 여세를 몰아 금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수원특례시청), 여자 롤러의 ‘장거리 1인자’ 유가람(안양시청), 여자 투포환의 절대 강자 정유선(안산시청) 등도 금빛 꿈을 안고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 밖에 직장운동부 소속은 아니지만 여자 골프의 김민솔(수성방송통신고)과 남자 양궁의 ‘차세대 스타’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 수원FC 위민 소속이 다수 포함된 여자축구, 일부 경기도내 K리그 팀 선수들이 선발된 3연패 도전의 남자 축구, 강은혜(광명 SK슈가글라이더즈)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여자 핸드볼 등도 금메달 후보여서 경기도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道·市·郡직장운동부, 체육웅도를 지탱하는 힘”

“경기도를 비롯한 시·군 직장운동부는 경기체육과 대한민국 체육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앞으로 보다 더 체계적인 육성과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침체기의 엘리트 체육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대한민국 체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기도 체육의 수장인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은 한국 체육의 대세로 자리잡은 직장운동부가 단순한 팀 육성을 넘어서 이제는 보다 더 세련되고 투자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진일보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경기도가 인천시와 분리 후 빠르게 전국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게 된 것은 타 시·도 보다도 먼저 직장운동부를 창단해 운영한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IMF 사태와 7~8년전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기업 팀들이 급속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직장운동부를 통한 지방체육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우리 경기도 선수·임원이 대한민국 전체 선수단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전례를 볼 때 메달 획득률에서는 20~30%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도내 지자체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직장운동부를 육성한 덕분으로 앞으로도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민선 체육회 출범 후 일부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이 직장운동부를 통제의 수단으로 삼고,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 지방체육 발전의 근간을 이루고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기여토록 하는 방향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역이 발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육을 통한 복지와 균등한 기회 제공을 이뤄야 한다. 시·군 직장운동부에 지역 인재들이 소속돼 고장의 명예를 드높이고 지역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의 체육자치 실현이자 지역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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