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정 건설정상화 5법, 자다가 봉창격"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민의힘과 정부가 최근 논란이 인 부실시공 대책으로 발표한 '건설현장 정상화 5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옭아매는 내용이 담겼다며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 조사위원회는 검단 안단테 아파트 부실시공에 대해 설계·시공·감리에 총체적 부실을 지적했다"며 "발주자는 복잡한 무량판 구조를 설계하면서 필수적인 전단보강근을 설계에 포함하지 않았고, 시공사는 실제 공사하면서 철근을 누락시켰고 감리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과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소위 '건설현장 정상화'를 말하고 있다"며 "당정이 순살아파트 대책을 내놓으면서 노동자를 옥죄는 법으로 비판받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 등 '건설현장 정상화 5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을지로위는 "전문가 어느 누구도 부실시공의 원인을 전 정부와 노동조합에 두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흐리고 또다시 건폭몰이 2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는 "자다가 봉창격인 5법 추진은 총선을 앞두고 건설사에 충성 쐐기를 박아두겠다는 건가"라며 "부실시공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겠다는 건가, 건설노동자는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 정부는 반년 가까이 90명의 경찰 특진을 내걸고 건설노조를 마녀사냥하듯 몰아세웠다"며 "정권의 위기 시마다 대대적인 몰아세우기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밝힌 건설현장 정상화 5법은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계관리법 ▲사법경찰직무법 ▲채용절차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의 개정안이다. 이는 여당이 올 초 '건폭 근절'을 주장할 당시에도 거론했던 법안이다.
을지로위는 "이번 5법 역시 총선을 앞두고 부실시공으로 건설사와 국토부를 위시한 정부 당국에 쏠린 눈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꼼수"라며 "노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보장하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부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시행 이후 법의 취지에 따라 수사, 제재를 받은 사업주는 전무하다"며 "검사 출신 대통령,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성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윤석열 정부 시작부터, 안전에는 무감하고 사업주의 입장을 반영한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중대재해법을 형해화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며 "과연 건설현장의 안전을 저해하는 이권카르텔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을지로위는 "윤석열 정부는 정권 차원에서 69시간 노동 등 장시간 노동을 부추겼다"며 "일련의 흐름은 건설현장에 '무조건적 물량 죽이기'를 고착화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중노동을 하고, 숙련공들은 길거리로 내몰리거나 숙련공임을 포기하고 기계처럼 일해야 한다"며 "건설기능인등급제, 적정임금제 등은 각각의 제도가 동력을 잃거나 톱니바퀴가 빠져 선순환 구조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부실시공 근절이 가능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을지로위는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 역시 건설현장의 '진짜 이권 카르텔의 고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전 건설사 CEO이자 전 전문건설협회 회장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특혜 수주 의혹, 국회 최고 부자인 전봉민 의원의 부산시 공사 수주 청탁 의혹 등을 언급했다.
을지로위는 "불법도급으로 이득을 보는 자, 모두 부실시공의 공범이다"라며 "도급이 만들어낸 산업재해와 부실시공 속에 이윤을 남기고, 또 그 이윤으로 사회 실세를 이루는 자들이 법과 제도를 다루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늦었다. 이제라도 인건비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안전경쟁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건설현장을 불법도급-비리 복마전의 온상으로 만든 국민의힘 당정-건설사의 진짜 이권카르텔을 수사하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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