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들, 푸틴 때문에 140조원 손해… “미련 없이 떠나야”

이용성 기자 2023. 8. 7. 14: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입은 손실만 최소 1000억 유로(약 144조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 시각) 600개 유럽 대기업 그룹의 연례 보고서와 올해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 "176개 기업이 러시아 사업 매각, 폐쇄 또는 축소 등으로 인해 자산 손상, 외환 관련 비용 지출, 기타 일회성 비용 지출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입은 손실만 최소 1000억 유로(약 144조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체홉에 있는 다농 공장.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 시각) 600개 유럽 대기업 그룹의 연례 보고서와 올해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 “176개 기업이 러시아 사업 매각, 폐쇄 또는 축소 등으로 인해 자산 손상, 외환 관련 비용 지출, 기타 일회성 비용 지출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번 집계에는 에너지 등 원자재 비용 상승과 같이 러시아 전쟁의 간접적 영향은 포함되지 않았다. 에너지 기업들에는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서방 기업들은 러시아 사업에서 잇달아 철수했다. 일부 사업부나 자산을 남겨둔 기업들은 러시아 당국에 의해 몰수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프랑스 유제품 기업 다논의 러시아 자회사와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가 소유한 러시아 현지 양조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싱크탱크 KSE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 이전에 러시아에 진출한 1871개의 유럽연합(EU) 소유 기업 중 50% 이상이 여전히 러시아에서 운영 중이다. 여전히 러시아에서 여전히 사업 중인 유럽 기업으로는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 오스트리아 은행 라이파이젠, 스위스 네슬레, 영국 유니레버 등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이들 기업의 러시아 자산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이 임시 관리하도록 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4월에도 독일 가스기업 유니퍼와 핀란드 에너지기업 포르툼의 지분을 일시 통제한 바 있다.

컨설팅기업 컨트롤리스크스의 나비 압둘라예프 이사는 “러시아를 떠난 기업이 많은 돈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남아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 훨씬 더 큰 손실을 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빨리 철수할수록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나 블라수크 KSE 연구원은 “러시아에 남아있는 그룹들은 고위험 도박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이 외국 기업의 출구전략을 점점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사업에서 배당금을 회수하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남아있는 유럽 기업들이 가장 큰 대손상각과 비용 등을 기록한 분야는 석유 및 가스 분야다. 일례로 독일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는 올해 1월 보유하고 있는 원유가스 기업 빈터쉘데아가 크렘린궁의 러시아 사업 몰수 조치로 인해 20억유로 현금을 상각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성 바실리 대성당이 보이는 모스크바 시내 풍경. /트위터 캡처

BP와 셸, 토탈에너지 등 3개 유럽 에너지 기업에서만 406억 유로에 이르는 비용이 보고됐다. 하지만 이 같은 손실은 전쟁 발발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에 의해 거둔 950억 유로의 총수익보다는 적었다고 FT는 지적했다.

에너지 부문의 뒤를 이어 은행, 보험사, 투자회사를 포함한 금융 부문이 입은 손실은 175억 유로. 이중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러시아 로스뱅크, 보험 사업부문을 헐값에 매각하면서 31억 유로의 손해를 감수했다고 보고했다.

유틸리티 기업들은 147억 유로의 직격탄을 맞았고, 자동차 제조업체를 포함한 중공업 분야도 136억 유로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 르노는 작년 5월 모스크바 공장 지분을 매각한 후 23억유로를 상각 처리했다고 보고하는 등 11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적립한 대손충당금만 64억 유로에 달한다.

스위스 생갈대의 사이먼 에베넷 경제학 교수는 그러나 “큰 타격을 입은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러시아 시장은 유럽의 전체 대외 투자의 3.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