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화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텐트폴에 들어갈 줄 몰라..흥행 잘 됐으면” [인터뷰③]
[OSEN=김채연 기자](인터뷰②에 이어) 올 여름 ‘빅4’ 영화 중 하나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이 흥행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은 OSEN과 만나 작품을 개봉한 소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엄태화 감독은 올 여름 개봉하게된 ‘빅4’에 들어가게된 소감으로 “일단은 영화를 처음 쓸 땐, 텐트폴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 어쩌다보니까 이렇게 됐는데, 경험적으로 봤을 때 큰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제 제가 텐트폴을 해볼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여름 시장이 제일 크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주목을 받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배우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흥행에 대한 기대도 있을까. 엄 감독은 “물론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손익분기를 넘어야한다. 영화를 투자하신 분들에게 투자금을 회수시켜드려야하는 게 (감독의)의무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걸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한 것 같다. 이런 표현도 썼는데 ‘뼈를 갈아넣은 수준으로 끝까지, 프레임 하나 넣었다 뺐다’하면서. 이제느,ㄴ 내려놓고 기다리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어떤 결과가 오든 이건 관객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더 문’, ‘밀수’, ‘비공식작전’과 함께 ‘빅4’ 경쟁에 들어가게 된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 감독에게 왜 작품이 ‘빅4’ 경쟁에 들어간 것 같냐는 질문이 나오자 “일단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롯데에서도 큰 예산을 회수하려면 텐트폴로 가야된다는 전략아니었을까요”라고 솔직하게 답변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재난물, 디스토피아물이라는 게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인데 거기에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이라는 혼자서 주인공을 맡아도 될 배우 3명이나 모였다. 너무 감사하게도 배우분들이 작품을 선택해주셨고,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이 작품이 그렇게(텐트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았을까. 저에게는 큰 기회이자 경험이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지금 상황에 너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내세울 수 있는 매력을 말해달라고 하자 “주제성이 강하게 들어간 건 맞지만, 상업영화로서 재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도 재밌으니까, 상업영화로서 미덕이 있으니까 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투자사도 그런 걸 보셨으니까 큰 예산을 투자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아파트라는 소재가 들어오면서 주제성이 강해졌고, 디스토피아물이 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 영화가 재밌는 상업영화로, 관객들이 보기에 130분이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영화로 보였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도치 않게 최근 아파트 부실공사들이 발생하면서 ‘순살아파트’라는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고, 꽤 많은 이들이 ‘전세 사기’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아파트를 주제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든 엄태화 감독이 보기에 남다를 것 같기도 하다. 엄태화 감독은 “그쵸, 너무 착잡하다. 예고편 유튜브 댓글로 그런 댓글을 봤다”며 “한국의 아파트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되게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거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있고, 그런 것과 과거에 가성비가 내포하는 의미가 먹고 사는 게 중요한 생산성과 붙으면서 아파트라는 줘형태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엄 감독은 “그러다보니 부실공사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고, (영화는) 부실공사까지 예견해서 한 건 아니었는데. 그것도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되게 수직적이고, 옛날에는 아파트가 서로 옆집과 소통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지고 소통이 잘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되게 특이한 게 주거이자 자산이라는 점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애증이자 애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엄태화 감독은 "집이라는 의미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거에 신경쓰고.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갖고 싶어서 괴롭고,. 집이 있는 사람은 집값 때문에 괴롭고. 이런 게 슬프게 다가왔다”며 “그래서 여기 사는 사람들이 나쁘게만 보이지 않았으면 생각한게, 연민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평범한 사람의 이기심이 모이면, 악에 가까운 선택으로 갈 수 있지만 그런게 이해가 되고 여러가지 선택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만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엄태화 감독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는 “주민1로 최대한 조용히 있을 것 같다”며, 냉장고에 며칠 버틸 식량이 있냐고 묻자 “냉동실에 안 먹고 넣어둔 게 많다. 지금은 얼어서 안 먹지만 뭐 들어있는지 모른다. 그때 되면 식량이 되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봉을 앞두고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북미 최대 영화제인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기대를 높이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한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9일 개봉한다.
/cykim@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