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철근 누락` 대보·DL·동문건설 등 13곳 조사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15개 아파트 단지 설계·건축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한 것으로 공개된 시공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다. 각 단지별 대표 시공사는 대보건설, DL건설, 양우종합건설, 한라건설,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남영건설, 한신공영, 효성중공업, 에이스건설, 대우산업개발, 태평양개발 등 13곳이다.

7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에이스건설과 대보건설, 대우산업개발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이다.

당정은 앞서 부실 공사를 유발하는 설계·감리 담합, 부당 하도급 거래 등을 직권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철근 누락 확인 아파트 시공사들이 그 첫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들이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했는지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시공사가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발주처로부터 추가 공사비를 받고도 하도급 업체에는 주지 않아 부실 설계·시공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13개 시공사를 차례로 현장 조사하면서 공사대금 미지급,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한 지연 지급, 부당 감액, 부당한 비용 전가 등 다양한 유형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 여부를 폭넓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대보건설과 이수건설 등은 하도급업체에 어음 할인료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 적발되는 등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LH는 지난 4일 15개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들을 부실시공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