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미·일 정상회의에 촉각…관영매체 “진영대결 그림자 드리워”
중국이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진영 대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경계의 시선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한·미·일 3국이 군사동맹과 같은 안보 그룹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의가 한·미·일 3각 군사협력체제 구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면적으로는 3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미국은 항상 동북아에 ‘작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3각 군사동맹을 만들고 싶어한다”면서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냉전의 한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아태지역에 진영 대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동북아 지역을 새로운 역사적 갈림길에 서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아태 지역이 협력과 번영을 이어가며 진정한 다자주의 아래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의 안보를 실현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동북아 지역을 깊은 안보의 함정에 빠뜨리고 지역의 미래 발전 궤적을 바꿀 수 있는 3각 군사동맹을 출현시키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밀착하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견제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국과 일본에 위험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모두 동북아 안보에 깊이 융합된 곳으로 그들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는 역사에 완전히 다른 각주를 남기게 될 것이기에 양국은 심사숙고한 후 행동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별도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한·미·일의 전략적 협력 강화는 사실상 인도·태평양 지역에 ‘작은 나토’를 구축하는 것”이며 3국 정상회의에 견제구를 날렸다. 한반도 전문가인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매체에 “미국은 군사·안보적 개입이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고 분쟁과 마찰의 위험을 키우더라도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아태 지역 문제에 대한 개입을 늘리고 싶어한다”면서 “일본은 미국의 역내 군사동맹 구상에 가장 적극적이며, 한국은 일방적인 대미 외교정책으로 미국과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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