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안해도 어느 쪽이 많은지 안다..."수량 비교는 선천적 능력"

문세영 기자 2023. 8. 7. 13: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물은 학습이나 훈련 없이도 수량 차이를 비교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개체의 행동을 관찰한 연구에서 동물이 학습을 거치지 않고도 수량을 비교하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질적으로 그 원리를 설명한 연구는 없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AIST
행동 관측을 통해 동물이 선천적으로 수량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관찰된 가운데, 백세범 KAIST 교수 연구팀이 그 원리를 규명했다. KAIST 제공.

동물은 학습이나 훈련 없이도 수량 차이를 비교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연구팀이 선천적으로 수량을 비교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KAIST는 백세범 뇌인지과학과 교수, 이현수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 최우철 뉴욕대 신경과학과 박사 공동 연구팀이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선천적 수량 비교 능력이 두뇌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사물의 수량을 비교하는 능력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다툼, 사냥, 먹이 수집 등의 상황에서 수량은 동물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개체의 행동을 관찰한 연구에서 동물이 학습을 거치지 않고도 수량을 비교하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질적으로 그 원리를 설명한 연구는 없었다. 

백 교수팀은 두뇌 모사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이를 규명했다. 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심층신경망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수량 비율과 차이를 인지하는 기능이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혀 학습을 거치지 않은 신경망에서 두 수량의 비율과 차이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개별 신경세포가 있음을 발견했다. 초기화된 심층신경망에 다양한 비율 혹은 차이를 가지는 시각적 수량 정보를 제공했을 때, 이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들로부터 측정된 신경 활동은 실제 동물실험에서 관측된 신경 활동 특성과 매우 유사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지금까지 보고된 동물들의 수량 비교 행동 특성을 상당 부분 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계산신경과학적 모델을 이용해 수량을 비교하는 신경세포 회로 구조가 발생하는 원리를 검증했다. 신경 활동이 단순히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과정이 결합해 특정 값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신경 활동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관찰되는 비선형성의 타입에 따라 수량 비율 또는 차이를 인지하는 신경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당한 정도의 학습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 여겨지던 두뇌의 수량 인지 및 비교, 연산 기능이 그 어떤 학습도 이뤄지지 않은 초기 두뇌의 구조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발생 초기 신경망의 구조적·물리적 특성으로부터 다양한 선천적 고등 인지 기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뇌신경과학 연구뿐 아니라 인공지능 연구에도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 이현수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 최우철 뉴욕대 신경과학과 박사. KAIST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