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만 바꿨는데 유해물질 2/3 감소…“아직도 6천 곳은 그대로”
[앵커]
곧 방학이 끝나면 찜통같은 급식실에서 일해야 하는 학교 조리사들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급식 노동자 2만여 명을 검진한 결과, 139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그 중 31명은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KBS가 실험을 해보니 연기 빨아들이는 후드만 바꿔도 유해물질이 2/3나 줄었는데, 개선해야 할 학교가 여전히 6천 곳이 넘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석 달 전 환기시설을 모두 교체하고 다시 문을 연 초등학교 급식실.
가스레인지도 전기 인덕션으로 바꿨습니다.
[손미숙/남양초등학교 급식 조리사 : "(예전에는) 가슴이 좀 답답하고 머리가 무겁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저희가 공사를 급식을 개시 한지가 두 달 됐는데 그런 적이 거의 없었어요."]
식재료를 기름으로 튀기거나 볶을 때 나오는 유해물질 '조리흄'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조리흄'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 의심 물질로 분류합니다.
이 조리실은 실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후드 등을 지난해 말부터 바꿨는데요.
이 변화만으로 조리 때 나오는 유해물질이 크게 줄었습니다.
전문가 도움을 받아 실험해 봤습니다.
후드를 켰을 때 PM 0.3 이하의 초미세 분진은 110만 정도입니다.
그런데 후드를 끄자 수치가 450만으로, 3배 넘게 치솟습니다.
환기설비인 후드 성능은 공기를 얼마나 빠르게 빨아들이냐가 핵심인데, 설비에 따라 10배까지 성능 차이가 납니다.
[김태형/창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공사 전후 비교하면) 미세먼지 0.3마이크론, PM 0.3이 20분의 1로 줄었고요. 일산화탄소가 3분의 1 정도로 줄었습니다."]
급식실 환기 설비의 성능과 설치 기준이 만들어진 건 불과 2년 전.
급식 종사자가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게 계기였는데, 만 천 여개의 학교 급식실 가운데 여전히 6천 3백곳은 구형 설비를 씁니다.
그 사이 폐암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급식 종사자는 84명으로 늘었습니다.
또 종사자 만3천여명이 최근 3년새 학교 급식실을 떠났습니다.
[급식 조리사/폐암 확진/경력 21년 : "다시 돌아가긴 해야 되는데 그만두고 싶기도 해요, 사실은. 거기서 폐암에 걸렸는데 또 거기 들어간다는 그 자체가 두렵죠."]
교육부는 내년부터 3년 동안 나머지 6천 3백 곳의 구형 환기설비를 바꿀 계획이지만, 더 서두르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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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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