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 8일 발표

AI 분야 등 내년 1월 시행 전망
미 상무 방중 앞두고 반발 클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일 자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지만 발표 시점을 중국이 지난 1일 반도체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들어간 직후로 잡았다는 점에서 첨단 기술 분야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8일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이 행정명령의 골자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것이다. 투자가 제한되는 기준은 미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반도체 장비 및 AI용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기준이 준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부는 당시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와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또 이번 행정명령에는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하는 미국 기업의 대(對)정부 보고 의무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정명령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21일)하기에 앞서 나오는 대중 규제 강화안이어서 중국의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 상원이 미국 투자자가 중국 첨단기술 기업의 지분을 획득할 때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켜 미·중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기조로 볼 때 오는 27일 만료되는 미·중 과학기술협정(STA)이 연장되지 않고 폐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TA는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40년 이상 양국 과학기술 협력 기술의 틀로 작용했지만, 미국의 대중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과 상충돼 미 정부와 의회 내에 연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