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 중 4명 “결혼 안 하겠다”지만···직장 만족도 높으면 70%가 결혼 의향
미혼 청년의 47% “자녀 낳을 의향 없다”
저출생 원인, 남녀 52.8% “경제적 부담”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은 결혼할 의향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녀를 가질 의향이 없다고 답한 청년도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현재 직장 만족도가 높은 청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고, 출산 의향도 60%에 달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연구원은 전국 15~59세 남녀 2300명을 대상으로 한 2030세대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심층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39세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은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이고 30대일수록 비혼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33.2%, 여성은 46.1%가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반면, 30대 남성은 41.0%, 여성은 56.6%가 비혼 의향을 밝혔다.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한 30대 여성은 16.3%로 같은 연령대 남성(8.7%)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남성들이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등 경제적 상황과 현실적 조건이 많았다. 반면 여성들은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 등 결혼 후 삶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가부장제 및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비혼 사유인 비율은 남성(8.2%)보다 4배 이상 많았다.
20~39세 미혼 청년의 47%는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의 비출산 응답비율은 38.5%, 여성은 56.8%로 성별에 따른 차이가 비혼 의향보다 더 컸다.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남성은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 등 경제적 부담감을 꼽았다. 여성은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등 심리적 부담감을 들었다.
직장 만족도가 높은 20~39세 미혼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향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직장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68.4%가 ‘결혼을 할 것이다’ 또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한 반면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긍정적 응답률이 46.3%에 그쳤다. 출산 의향도 만족하는 집단(60.2%)이 불만족 집단(45.2%)보다 15%포인트 높았다. 특히 여성일수록 직장 만족도에 따른 결혼·출산 의향 차이가 컸다.
저출생 현상을 야기하는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52.8%), ‘주거 불안정’(41.6%), ‘고용 불안정’(25.5%) 순으로 답했다. 그러나 출산 이후 직장 등에서의 부당한 처우를 저출생 원인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여성이 23.4%, 남성이 10.8%로 성별 간 인식 차이가 컸다. 실제 출산 후 경력단절 비율도 여성이 훨씬 높았다. 20~59세 기혼 유자녀 응답자 중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여성은 74%에 달한 반면 남성은 13%에 불과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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