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허리 MRI 찍어보고…” 저커버그와 격투기 26일 중계되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러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장난스럽게 시작된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격투기 대결 소동이 점입가경이다. 머스크가 “생중계될 것”이라고 밝히자, 저커버그는 “26일 붙자”고 한 술 더 떴다. 머스크는 이길 자신이 있다면서도 내일 목과 허리 MRI 촬영 뒤에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며 정확한 일정은 이번 주중 확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6일(현지시각) 엑스(옛 트위터)에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대결이 엑스로 생중계될 것”이라며 “모든 수익금은 은퇴한 군인을 위한 기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처음 머스크의 도전을 받았을 때 8월 26일 붙자고 제안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며 “난 오늘 준비됐다.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지 않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는 또 “(제대로 하려면) 실제로 기금을 모을 수 있는 좀 더 믿을 만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내 체중은 최소 300파운드(약 136㎏)”라며 “만약 싸움이 짧게 끝나면 아마 내가 이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만 그는 “난 내일 목과 등 위쪽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는다.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번 주중에는 (정확한 일정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여러 이슈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종종 언쟁을 벌여온 두 사람의 관계는, 저커버그가 지난달 초 트위터와 비슷한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출범시키면서 직접 경쟁자로 바뀌었다. 스레드는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가 이용자와 광고주의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틈을 이용해 한 달 만에 이용자를 1200만명이나 끌어들였다.

두 사람의 격투기 대결을 둘러싼 소동은 지난 6월 말 머스크가 트위터에 평소 주짓수로 몸을 단련하는 저커버그를 겨냥해 “격투기 한 판 붙고 싶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주짓수는 관절꺾기와 조르기 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로, 브라질에서 시작해 널리 퍼졌으나 기원은 일본 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머스크의 도발적 메시지를 갈무리한 뒤 “(싸울) 장소를 알려달라”고 장난스럽게 맞대응했다. 그러자 머스크도 “베가스 옥타곤”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옥타곤은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종합격투기 단체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UFC)이 이용하는 경기장이다.

이후 두 사람의 격투기 대결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으며, 일부에선 누가 이길지를 놓고 승부예측 도박도 벌어졌다. 저커버그는 39살로 52살인 머스크보다 훨씬 젊은 데다, 평소 주짓수를 즐길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 격투기 영상과 사진을 올릴 정도로 격투기광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