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이 된 이적생...준우승이 아쉬운 후배들을 격려하는 '언니 리더십'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구미(경북) 유진형 기자] 자유계약(FA) 이적을 통해 현대건설을 떠나 IBK 기업은행 합류한 1990년생 황민경(33)은 이적생이지만 팀 내 최고참이다. 그녀는 최고참으로 경기뿐 아니라 경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후배들을 챙기는 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황민경은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첫 호흡을 맞췄다.
황민경은 흥국생명과의 첫 경기서부터 김호철 감독의 미소 짓게 하며 IBK 기업은행의 핵심 선수임을 증명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7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한 공격력뿐 아니라 리시브와 수비도 워낙 좋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부터 황민경을 볼 수가 없었다. 김호철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한다. 첫날 게임에서 무리했는지 무릎이 안 좋아졌다"라며 황민경이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밝혔다. 황민경은 웜엄존에도 자리하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GS 칼텍스와의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황민경은 김희진과 함께 관중석에 앉아 후배들을 격려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마치 경기를 함께 뛰는 듯 열정적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1-3(28-26 23-25 13-25 21-25)으로 역전패 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IBK 기업은행은 이렇게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준우승에 그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축 처진 어깨로 코트에 쓰러져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때 황민경이 코트에 들어와 후배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을 말해주며 정규리그에서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왔다. 언니의 격려를 받은 후배들도 미소를 보이며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감사 인사를 했다.
한편 IBK 기업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나오지 못한 김희진과 조별리그 1경기만 뛴 뒤 빠진 황민경이 돌아오면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도 합류한다.
폰푼은 한국 배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빠르고 변칙적인 토스로 태국의 공격을 이끌며 한국 선수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 선수다. 일본, 폴란드, 루마니아 리그에서 뛴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며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었던 '세터 전문가' 김호철 감독이 굳건한 신뢰를 보인 선수가 폰푼이다.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IBK 기업은행의 전력은 정규시즌에서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후배들을 격려한 황민경. 사진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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