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뺏겨”...잼버리 K팝 콘서트 장소 변경에 뿔난 축구팬들

자료=전북 현대 SNS

“축구장은 축구하는 곳이지 공연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홈 경기장을 빼앗겼습니다.”

전주월드컵경기장/뉴시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걸로 변경된 가운데, 축구 팬들의 반발이 잇따른다. 당초 K팝 공연은 6일 열 예정이었지만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 발생 우려 등으로 연기됐고, 장소도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온열 질환 관련 의료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다. 대안을 모색했는데, 전주가 여러모로 비교우위의 장소라고 판단했다”며 “구단 측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홈구장. 9일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과 12일 K리그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K팝 공연 장소가 변경되자 전북 구단은 “다음 주 진행 예정이었던 홈 2경기에 대한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구 팬들의 반발은 거세다. 전라북도 홈페이지에는 “축구 일정에 맞춰 여름철 휴가를 썼는데,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 “잔디 훼손 문제는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구단의 이름은 ‘전북’. 전북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주관 대회에 나가 세계에 지자체 이름을 알린 건 왜 몰라주느냐” “미숙한 운영으로 인한 피해를 왜 축구 팬들이 봐야 하느냐” 등 비판 글 수십여 개가 올라왔다. 전북 구단 입장에선 경기가 원정으로 바뀌어 홈 이점을 잃을 수 있고, 잔디 손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7일 K팝 공연 관련 범정부 안전관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TF는 행안부·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군, 경찰, 소방, 전북도, 전주시 등으로 구성돼 참가자 이동, 질서 유지 등을 맡는다. 날짜 변경에 따라 출연진 변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